혹시 나도 치매 초기?…15가지 의심 증상 확인하세요
치매는 조기 진단이 가장 중요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서울에 거주하는 64세 A씨는 최근 부쩍 주변인들과 대화를 이어가기가 힘들었다. 머릿속에 맴도는 단어들이 쉽사리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며칠 전에 있었던 일이 간혹 생각나지 않고, 중요한 일정도 자주 잊어 메모하는 습관이 생겼다. 단순한 사칙연산도 부쩍 어려워졌다. 경각심을 느낀 A씨는 병원의 치매클리닉을 찾아 정확한 정밀 검사를 받은 결과,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라는 진단을 받았다.
치매란 정상적인 생활을 해오던 사람이 후천적으로 여러 가지 인지 기능에 지속적인 저하가 발생해 일상생활과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상태를 말한다. 치매는 진단명이 아니라 특정 증상군을 통칭하는 것으로, 치매로 의심될 때에는 정확한 원인 파악과 올바른 치료가 필요하다.
치매의 원인은 50여 가지로 다양하지만,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성 치매가 전체 치매의 약 80%를 차지한다. 이 외에 루이소체 치매, 전두측두엽치매 등이 있다. 알츠하이머병은 측두엽, 마루엽, 해마의 위축이 가장 먼저 발생하고 기억력 저하로 증상이 시작된다. 혈관성 치매는 뇌졸중 혹은 작은 뇌혈관의 막힘으로 발생하는 치매로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집행기능 전두측두엽치매는 단어 그대로 전두엽과 측두엽의 위축으로 발생하는 치매로, 급작스러운 성격 또는 행동 변화 등의 증상이 가장 두드러진다.
치매는 발생 원인에 따라 증상과 치료법이 다르다. 따라서, 발생 원인을 확인하는 신경심리검사, 뇌 MRI 및 아밀로이드 PET-CT와 같은 인지기능검사, 뇌 영상 및 바이오마커 검사를 통해 치매를 진단한다. 특히,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는 향후 치매로 전환될지 예측하는 데 아밀로이드 PET-CT 진단이 매우 유용하다. 치매 진단에 있어서 바이오마커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최근에는 혈액과 뇌척수액을 활용한 바이오마커 발굴·진단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치매는 무엇보다 조기 발견을 통한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기억력 저하는 자연스러운 노화 과정일 수 있지만, 수시로 중요한 사항을 잊거나 해를 거듭하면서 건망증이 심화하는 경우에는 치매를 의심해봐야 한다. 치매는 집에서도 간편하게 자가진단이 가능하다.
치매는 약물치료를 기본으로 한다. 치매 환자는 뇌에서 분비되는 아세틸콜린을 분비하는 신경세포가 파괴되면서 인지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아세틸콜린분해효소 억제제, NMDA 수용체 길항체 등의 약물을 통해 환자의 인지기능을 향상하고 치매의 진행을 늦출 수 있다. 약물치료 외에도 치매예방을 위한 인지건강수칙에 따른 생활습관 교정도 인지기능의 저하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발표되고 있어 손쉬운 일상생활 습관 교정으로도 치매를 예방해 볼 수 있다.
고려대구로병원 신경과 강성훈 교수는 “치매는 불치병이 아니라 초기에 정확한 진단을 통해 알맞은 약물치료를 시행할 경우 극복할 수 있는 병”이라며 “많이 진행된 후 치매를 진단받아 치료 시기를 놓치면 별다른 치료법 없이 속수무책으로 환자와 보호자 모두 고통받을 수 있기 때문에 자가진단을 통해 치매가 의심될 때에는 이른 시일 내에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 및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1. 오늘이 몇 월이고 무슨 요일인지 잘 모른다.
2. 자기가 놔둔 물건을 찾지 못한다.
3. 같은 질문을 반복해서 한다.
4. 약속하고서 잊어버린다.
5. 물건을 가지러 갔다가 잊어버리고 그냥 온다.
6. 물건이나 사람의 이름을 대기가 힘들어 머뭇거린다.
7. 대화 중 내용이 이해되지 않아 반복해서 물어본다.
8. 길을 잃거나 헤맨 적이 있다.
9. 예전보다 계산능력이 떨어졌다.
10. 성격이 변했다.
11. 이전에 잘 다루던 기구의 사용이 서툴러졌다.
12. 예전보다 방이나 주변 정리 정돈을 하지 못한다.
13. 상황에 맞게 스스로 옷을 선택하여 입지 못한다.
14. 혼자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하여 목적지에 가기 힘들다.
15. 내복이나 옷이 더러워져도 갈아입지 않으려고 한다.
(출처: 한국판 치매 선별 질문지; KDSQ-C)
※ 15가지 항목 중 6개 이상 해당하는 경우, 정확한 치매 진단 및 검사를 받아보시길 바랍니다.
/ 이슬비 헬스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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