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학생 너무 큰 충격받아 경찰수사 당시 제대로 진술도 못해"
"여자 초등생에게 변기 물 실신 직전까지 마시게 하고 성적 고문 자행"…국민청원 파문
경남교육감 "일정 공간만 학원으로, 나머지는 서당으로 이중등록…교육청 지도 감독권 회피"(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경남 하동의 서당 기숙사에서 또래 학생들이 피해 학생에게 유사성행위를 허가나 강제추행 등 엽기적인 학교폭력을 자행한 사실이 잇따라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29일 창원지검 진주지청에 따르면 고등학생 A(
17) 군은 지난해 2월 하동 한 서당 기숙사에서 함께 생활하던 또래 학생 2명으로부터 "체액을 먹지 않으면 잠을 재우지 않겠다"며 협박을 당했다.
A 군이 이를 거부하자 가해 학생들은 침을 뱉거나 발로 목을 누르는 등 폭행을 한 뒤 화장실로 끌고 가 꿇어 앉혔다. 이후 이들 중 한 명이 자위행위를 한 뒤 A 군에게 강제로 체액을 뿌리고 먹게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A 군을 엎드리게 한 뒤 입을 양말로 틀어막고 항문에 로션을 바른 뒤 립스틱·변기 솔 손잡이 등을 집어넣기도 했다. 또 뺨을 때리거나 주먹질을 하는 등 폭행도 수차례 한 것으로 알려졌다.
A 군은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아 경찰 수사 당시 이와 같은 사실을 제대로 진술하지도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창원지검 전주지청은 가해 학생 2명을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지난해
12월 기소해 현재 이들에 대한 재판을 앞두고 있다.
지난 2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게재된 '딸아이가 엉망이되었습니다 제발 도와주세요' 제목의 글.하동 서당에서 미성년자인 학생들이 성적인 고문이나 엽기적인 행동을 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2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하동의 한 서당에서 초등학생 딸이 또래 학생들에게 성고문·협박·갈취 등을 당했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피해 학생의 부모로 추정되는 청원인은 "(가해자들이) 딸아이의 머리채를 잡고 화장실 변기 물에 얼굴을 담그고 실신하기 직전까지 변기 물을 마시게 하고, 청소하는 솔로 이빨을 닦게 했다"고 적었다.
청원인은 이어 "옷을 벗겨서는 찬물로 목욕하게 만들고 차가운 벽에 열중쉬어 자세로 등을 붙이라고 한 뒤 찬물을 계속 뿌리는 고통을 주었다"며 "상식 이상의 성적인 고문을 하거나 엽기적인 행동으로 딸을 괴롭혀왔다"고 주장했다.
앞서 하동교육지원청은 학교폭력심의위원회를 열고 가해 학생 3명에게 출석정지 5일, 서면 사과, 본인 특별교육, 보호자 특별교육 등 처분을 내렸지만, 피해 학생의 학부모는 하동교육지원청의 처분이 너무 약하다며 고소장을 내 경찰이 가해 학생들을 조사 중이다.
이처럼 하동 서당 내 폭력 문제가 잇따라 불거지면서 관할 경남교육청은 수사의뢰 등 강력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박종훈 경남교육감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형식적으로는 집단수련시설이라고 하지만 내용적으로는 학원에서 해야 되는 행위들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 된다"며 "경찰에 수사 의뢰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박 교육감은 이어 "
2018년에 하동지역 서당에서 성폭행 사건이 생기고 나서 적극적으로 개입 했는데, 일정 공간만 학원으로 해놓고 나머지는 서당으로 이중등록을 해서 우리의 지도 감독권을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데일리안 이배운 기자 (
lbw@
dailia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