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아이돌 은퇴·결혼시 10일 유급휴가 준다는 日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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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아이돌 은퇴·결혼시 10일 유급휴가 준다는 日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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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나우뉴스]

17일 일본 소라뉴스24는 도쿄에 본사를 둔 한 회사 사장이 이른바 ‘오시(推し) 휴가’를 도입해 화제를 모았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일본 아이돌 문화를 다룬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도쿄 아이돌스’.

80년대 만화 등 특정 대중문화에 심취한 사람을 지칭했던 ‘오타쿠’라는 일본어는 이제 한 분야의 전문가라는 긍정적 의미까지 포괄하게 됐다. 오타쿠 인구도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야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일본 오타쿠 인구는 1866만 명으로 6.5명당 1명까지 늘었다. 2030년에는 오타쿠 인구가 30~40%, 3명당 1명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오타쿠 시장의 큰손은 단연 아이돌 오타쿠다. 오타쿠 1명이 아이돌 분야에 소비하는 돈은 연간 10만 3543엔(약 108만 원) 수준으로, 2위 코스프레 시장에서의 오타쿠 1인당 연간소비 금액 6만 8114엔(약 71만 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280만 일본 오타쿠의 아이돌 사랑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런 가운데 아이돌에게 무슨 일만 생기면 정신 못 차리는 오타쿠를 직원으로 둔 사장의 기발한 인사 운영이 눈길을 끈다. 17일 일본 소라뉴스24는 도쿄에 본사를 둔 한 회사 사장이 이른바 ‘오시(推し) 휴가’를 도입해 화제를 모았다고 보도했다.

도쿄의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 ‘히로로’ 설립자 시젠 츠루미는 지난 8일 근무 규정에 새로이 추가된 ‘경조사’ 항목이 있다고 밝혔다. 새로운 회사 정책에 따르면 히로로 직원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아이돌이 은퇴하거나 결혼을 발표했을 때 최대 10일의 유급휴가를 받을 수 있다.

‘오시’(推し)는 아이돌 그룹에서 자신이 최고로 지지하는 멤버를 일컫는다. 우리 말로 ‘최애’쯤 되겠다. 도쿄의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 ‘히로로’ 설립자 시젠 츠루미는 지난 8일 근무 규정에 새로이 추가된 ‘경조사’ 항목이 있다고 밝혔다. 새로운 회사 정책에 따르면 히로로 직원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아이돌이 은퇴하거나 결혼을 발표했을 때 최대 10일의 유급휴가를 받을 수 있다.

회사 측은 “직원의 ‘오시’가 은퇴하면 최대 10일의 유급휴가를, 그다음 순위에 해당하는 아이돌이 은퇴하면 3일의 유급휴가를 부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가장 좋아하는 아이돌이 결혼하면 10일의 유급휴가를 추가로 지급한다. 휴가는 아이돌 약혼 발표날부터 결혼식 날까지 중간중간 나눠 쓸 수 있도록 했다. 더불어 콘서트 등 아이돌 관련 행사 참석을 사유로 한 휴가 신청도 가능하다.

사장은 “지난해 애니메이션 성우 겸 가수 미즈키 나나가 결혼을 발표했을 때, 사기가 죽은 직원의 업무 효율이 떨어지는 걸 봤다. 이후 또 다른 직원 역시 좋아하는 아이돌 은퇴 선언에 충격을 받아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더라. 그래서 마음을 추스르고 오라고 휴가를 줬다”며 새 휴가 규정을 마련한 배경을 설명했다. 사진은 미즈키 나나(인스타그램)

사장 츠루미는 “직원의 정신건강도 신체건강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애니메이션 성우 겸 가수 미즈키 나나가 결혼을 발표했을 때, 사기가 죽은 직원의 업무 효율이 떨어지는 걸 봤다. 이후 또 다른 직원 역시 좋아하는 아이돌 은퇴 선언에 충격을 받아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더라. 그래서 마음을 추스르고 오라고 휴가를 줬다”며 새 휴가 규정을 마련한 배경을 설명했다.

관련 내용이 전해지자 현지에서는 “멋진 규정이다”, “좋은 회사다”라는 찬사가 잇따랐다. 취업 문의도 쇄도했다. 이에 대해 사장은 “회사에 공석이 없는지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 현재까지 별다른 신규 채용 계획은 없다”며 감사를 표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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