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환 “도박 중독, 그때는 병인지 몰랐다”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정신과 치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전문가는 부정적 인식 때문에 치료를 미루다 상황이 나빠지는 경우가 많다며, 정신과를 적극적으로 이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경정신과 전문의 김지용씨는 22일 가수 윤종신과 신정환이 진행하는 유튜브 ‘전라스 그러지마오’에서 “진짜 많은 분들이 (정신과를) 사용하셔야 한다. 특히나 우리나라에서는 정신과를 가면 약한 사람이다, 의지로 극복 못한다는 시각이 있기 때문에 그냥 버틴다. 진단 받을까 봐 무서워서 진료 안 받고 병 키우는 경우 너무 많다”고 말했다.
이날 방송에서 신정환도 “저도 못 갔다. 하도 질병이 많을 거 같아서, 하도 문제가 많을 거 같아서. 약간 겁이 좀 나더라”라고 털어놨다. 윤종신은 4~5년 전 정신과 치료를 받은 적 있다고 말했다.
신정환/유튜브 '전라스 그러지마오' 캡처.
김씨는 “전국민 4명 중 1명은 살면서 한 번은 정신질환을 겪는다”며 “우울증은 10%, 공황장애 5%, 조울증 1%, 조현병 1%, 강박병 3% 정도다. 그냥 한다리만 걸치면 사실은 내 가족이나 친지 사이에는 누군가가 있는 거다”라고 했다.
이어 “요즘 현대인들이 너무 바쁘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다 보니까 정신 질환이 안 그래도 많은데, 더 늘어나는 추세다. 그래서 우리 마음 속을 들여다보는 게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김씨는 남성 보다 여성 환자가 정신과를 더 많이 찾고 있다며, “남성들은 술, 게임, 도박 등으로 푼다”고 했다.과거 해외 원정 도박으로 징역형을 선고 받았던 신정환은 ‘도박 중독이 병일 수도 있겠다 생각한 적 있냐’는 질문에 “(도박을) 하고 있는 도중에, 빠져 있을 때는 그런 생각이 안 든다”고 했다.
이어 “그 순간에는 평온하면서 아무 근심·걱정이 없다. 내가 이거를 자꾸 그만해야 하는데, 왜 자꾸 또 하고 싶을까 생각을 한다. 그러다 또 하면 그런 생각이 없어지고. 그 순간에는 아무 생각이 안 난다. 스트레스, 고민 이런 게 싹 기억이 안 난다. 그거 때문에 (도박에)빠졌던 거 같다”고 말했다.
이에 김씨는 “뒤집어 말하면 그 정도로 강렬한 자극이 있어야 스트레스를 잊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뒤이어 김씨는 신정환의 심리 상태를 보기 위해 문장 검사를 진행했다. 김씨는 검사 결과지를 본 뒤, “저도 알고, 전국민이 아는 힘든 과거가 있지 않으셨냐. 그런 게 여기 베어 나올 수 밖에 없는데, 마음 아픈 대목이 있었다”며 신정환이 쓴 문장들을 읽었다.
신정환은 ‘나의 야망은 없어진 지 오래다’, ‘내가 다시 젊어진다면 평범하게 살 것이다’, ‘내가 늙으면 멋있게 늙을 것’, ‘때때로 두려운 생각에 휩싸일 때 나 자신을 믿는다’, ‘내가 만약 어떤 일에 실패한다면 다시 기회가 있을 것이다’라고 적었다.
김씨는 “참 복합적이다. 좌절스러운 경험도 했고 ‘이거 될 수 있을까’라는 불안도 있지만 스스로를 믿는 마음이 크기 때문에 극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말로만 하는 게 아니라 행동으로 보이고 있다. 어떻게 보면 자기 최면을 하는 것도 있을 수 있지만 회복 탄력성이 강한 부분도 있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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