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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결혼도 떼 지어 하죠”...1만명씩 단체 결혼식 올리는 이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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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에서 정부 주도하에 1만명의 남녀들이 합동 결혼식을 올렸다. 한국 처럼 결혼 기피와 저출산 문제로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공산당과 국가가 발벗고 나서 결혼을 장려하고 출산율 제고를 도모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최악의 청년 실업률과 불황으로 청년들의 경제적 불만이 고조된 데다, 결혼에 대한 가치관 변화까지 겹친 상황에서 국가 주도의 결혼 장려가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22일 중국 전역에서 정부와 여성 단체 주도로 약 5000쌍, 총 1만 명의 남녀가 참여한 합동 결혼식이 열렸다고 보도했다. 합동 결혼식은 수도 베이징을 중심으로 중국 각지 50개 도시를 온라인으로 연결해 동시에 진행됐다. 청년들은 중국 전통의상을 입고 혼례를 올렸다. 결혼식을 주관하는 중국 정부측은 “간소한 결혼식” 이라며 화려함과 금전 교환을 중시하는 전통 관습에서 벗어났다는 점을 강조했다.

중국 정부가 청년들의 결혼식 까지 직접 관여하고 나선 이유는 근래 혼인율 및 출산율 감소추세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지난 한해 중국인들의 결혼건수는 768만 건으로 10년 전 대비 절반에 그쳤다. 올해 상반기에는 지난해 보다 10% 넘게 줄어든 343만건에 불과해 역대 최저건수를 경신할 것이 확실하다. 결과적으로 출생아 수도 지난해 2016년 대비 반토막으로 쪼그라들었다.

특히 올해는 중국식 음력으로 입춘이 없어 결혼하면 아내가 과부가 된다는 속설로 인해 청년들의 결혼 기피 현상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톈진시에 거주하는 한 남성은 5살 연하의 여자친구와 결혼을 생각하고 있지만 “올해는 불길해서 내년 춘절이 지나기 전까지는 하지 않을 것” 이라고 말했다. 중국 민정부는 연초부터 이 같은 속설이 과학적 근거가 없다며 청년들 사이 불안감을 불식 시키려 해 왔지만 큰 효과는 없는것으로 보인다.

더 큰 문제는 고용 불안 등 청년들을 둘러싼 경제적 환경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만 16~24세 청년 실업률은 8월기준 19%에 육박해, 지난해 12월 대학 재학생을 통계 조사에서 제외한 꼼수를 쓴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도시를 중심으로 고물가가 확산되며 청년들의 결혼 의욕을 더욱 떨어뜨리고 있다.

합동 결혼식 건수도 지난해 보다 급감했다. 이번에 결혼식을 올린 1만명은 지난해 합동결혼거수의 1%에도 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결혼할때 남성이 여성 측에 지급해야 하는 중국식 지참금 문제도 장벽이 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신랑측이 신부측에 지불하는 ‘차이리’ 등 지참금 규모가 불어나면서 사회 문제시 되고 있다.

중국 현지언론들에 따르면 1995~2007년 전국적으로 평균 1만~2만위안(약190만원~380만원) 정도였던 차이리는 2008년 이후 급등해 최근에는 평균 14만 위안(약 2700만원)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혼 등으로 차이리 반환을 요구하는 소송 건수도 늘고 있어 중국 최고인민법원은 지난 2월 차이리 반환 범위 등을 정한 규정을 내놓기도 했다.

시진핑 정권은 2016년 ‘1가구 1자녀’ 정책을 폐지했지만, 저출산 추세에는 제동이 걸리지 않아 중국의 인구는 2022년부터 감소세로 돌아섰다. 국력 쇠퇴를 우려하는 시주석은 출산율 제고를 위해 “청년층의 연애와 결혼, 출산, 가족관에 대한 지도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그러나 시주석의 바람과 달리, 중국의 혼인율과 출산율은 악화일로에 결혼을 하더라도 자녀를 두지 않는 ‘딩크족’ 만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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