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바다서 쏜 탄도미사일…신형 미니 SLBM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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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바다서 쏜 탄도미사일…신형 미니 SLBM 가능성





한·미·일이 북한과 ‘외교의 시간’을 앞당기기 위한 집중 조율에 나선 가운데 북한이 19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발사했다. 북한의 SLBM 발사는 2년 만으로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다.

특히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이 지난 11일 노동당 창건 76주년 기념 국방발전전람회에서 북한이 처음 공개한 ‘미니 SLBM’일 가능성이 제기돼 주목된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후 “북한이 오늘 오전 1017분쯤 함경남도 신포 동쪽 해상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SLBM으로 추정되는 미상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탄도미사일의 최대 고도는 60㎞, 비행거리는 590㎞ 수준이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19일(현지시간) “미국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한다”며 “이는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것이며 역내에 위협이 된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북한이 추가 도발을 자제하고 지속적이며 실질적인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군 당국은 북한이 2019년 북극성-3형을 수중 바지선에서 발사한 것과는 달리 이번엔 2000t급 잠수함에서 발사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렸다. 익명을 요구한 한 소식통은 “최근 해당 지역에서 미사일 발사를 준비하는 동향을 포착해 한·미 정보 당국이 예의주시해 왔다”고 밝혔다.

군 안팎에선 사거리 등을 볼 때 지난 11일 북한 노동당 창건 76주년 기념 국방발전전람회에서 등장한 ‘미니 SLBM’일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이번 SLBM의 사거리(590㎞)는 2015년 북극성-1형(1500㎞), 2019년 북극성-3형(2000㎞ 이상)보다 훨씬 짧다.

성김 “한·미, 종전선언 논의” 발언 뒤 북한 탄도미사일 쐈다
 

북한이 19일 크기를 줄인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오른쪽)을 발사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지난 11일 국방발전전람회에 전시된 모습. [조선중앙통신 캡처]

공개 당시 기존 SLBM보다 사이즈가 작다는 점에서 ‘미니 SLBM’은 대남 및 주일미군을 겨냥한 신형무기로 평가됐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북한 로미오급 잠수함에 장착할 수 있는 소형 SLBM으로 추정되는데 이런 개량에 성공했다면 전술적으로 큰 기술적인 진전을 이룬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선 ‘미니 SLBM’이 북한이 현재 건조 중인 3000t급 잠수함에 여러 발 탑재할 수 있도록 고안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지만 일단 기존의 2000급 잠수함에서 쐈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북한이 도발 수단으로 SLBM을 택한 것도 주목된다. 장거리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까지는 가지 않으면서도 미국을 향해 무력을 과시할 수 있는 전략 도발 수단이어서다.
 

성 김

물론 이번 시험발사도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모든 미사일 발사를 금지한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인내할 수 있는 수준의 도발이 어디까지인지 한계선을 확인해 보려는 김정은 위원장의 의도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신범철 센터장은 “북한이 이번 시험발사에 성공했다면 바이든 행정부에 ‘마음만 먹으면 ICBM 발사까지 갈 수 있다’는 엄포의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될 수 있다”며 “북한은 대화 재개를 염두에 두더라도 그 전에 최대한 미국의 양보를 받아내기 위해 필요한 모든 군사적 실험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은 이번 SLBM 시험발사 시점을 서울과 워싱턴에서 한·미·일 외교 및 정보 고위당국자 간 북핵 협의가 연쇄적으로 이뤄지는 시기를 의도적으로 택했다.

18~19일 사이 서울에선 박지원 국정원장, 애브릴 헤인스 미국 국가정보국장(DNI), 다키자와 히로아키 일본 내각 정보관 등 3국 정보수장이 회동했다. 워싱턴에서는 18~19일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성김(사진)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 등 3국 북핵 수석대표가 만났거나 만날 예정이다.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는 “북한은 판을 엎지 않으면서도 대미 협상력을 극대화하고 실질적 이득도 챙기기 위한 최적의 타이밍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북한, 올들어 일곱번째 미사일 발사.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이날 SLBM 시험발사에 앞서 18일 오후(현지시간) 노규덕 본부장을 만난 성김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계속해서 대화에 열려 있지만, 동시에 북한과 관련한 안보리 결의를 준수할 의무도 있다”고 말했다. 북한과 대화하더라도 곧 제재 완화를 뜻하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그는 종전선언에 대해서는 “논의를 진행했고, 앞으로도 논의할 것”이라는 원론적 입장을 표했다. 김 대표는 오는 22~24일 방한해 협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정부는 북한의 이날 시험발사에 깊은 유감을 표하면서도 대북 대화 재개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기 위해 애썼다.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이날 열린 국가안보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 뒤 “북한의 이번 발사가 최근 우리와 미·중·일·러 등 주요국 간 활발한 협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이뤄진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이 강력 반발해 온 ‘도발’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은 채 북한이 조속히 대화에 나올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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