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 신분 검찰 소환 조사

"권 전 대법관에는 단순 자문

곽상도 아들 50억 정상처리"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가 자신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재명 경기지사 재판 거래 등 불법 자금 거래 등 의혹에 대해서는 완강히 부인했다.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11일 오전 김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처음 소환해 조사 중이다.

민관(民官) 합동 개발 방식으로 진행됐던 대장동 사업의 민간 쪽 핵심 축인 김씨는 사업 특혜 대가로 기관 쪽 실무 지휘자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에 뇌물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이날 오전 검찰에 출석하면서 유 전 본부장에 개발 수익금 가운데 700억원을 주기로 약정했냐는 질문에 "이유를 막론하고 이런 소동을 일으켜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정치권과 법조계에 350억원 규모의 로비를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검찰 수사에 성실하게 협조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제기된 여러 의혹은 수익금 배분 등을 둘러싼 갈등 과정에서 특정인이 의도적으로 편집한 녹취록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불법 자금이 거래된 적이 없다"며 "검찰이 자금 입·출금 내역을 철저히 수사하면 현재 제기된 의혹의 많은 부분이 해소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씨가 언급한 녹취록은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가 앞선 검찰 조사에서 제출한 것이다. 녹취록에는 김씨 측 로비 자금이 350억원에 이르고 성남시 의원들 등에게 수십억원을 건넸다는 내용이 담겼다.

유 전 본부장이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 아니냐는 의혹에 김씨는 "유씨가 천화동인 주인이라고 정민용 변호사가 자술서를 냈다는데, 만약에 유씨가 주인이라면 저한테 찾아와 돈을 달라고 하지 왜 정 변호사에게 돈을 빌렸겠느냐"고 말했다.

권순일 전 대법관을 통해 이재명 경기지사의 대법원 선고에 영향을 끼친 것 아니냐는 의혹과 관련해선 "재판 관련 얘기는 얼토당토않다"며 "우리나라 사법부가 그렇게 호사가들이 짜깁기하는 생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그런 곳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권 전 대법관과의 관계에 대해선 "동향 선배인데, 제가 다른 부분을 인수하기 위해 많은 자문을 구했다"며 "그런 게 오해가 된 건데, 여러분이 염려하시는 그런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50억원 규모의 사업 수익금을 가져갈 이들을 지목하는 이른바 '50억 클럽'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곽상도 전 의원의 아들에게 퇴직금 등 명목으로 지급된 50억원이 과도하다는 지적을 놓고도 "정상적으로 처리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김씨를 상대로 화천대유의 수상한 자금 흐름부터 호화 법률 고문단의 역할 등 의혹 전반에 대해 캐물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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