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중 하루 세 끼 '굴' 챙겨먹은 '나폴레옹'…역사 속 굴 마니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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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중 하루 세 끼 '굴' 챙겨먹은 '나폴레옹'…역사 속 굴 마니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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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작가 '발자크'도 한 번에 1444개 먹어…클레오파트라 연인 시저도 굴 즐겨
美 아이젠하워 대통령·쿠바 카스트로 전 의장도 굴 애호가로 알려져

© 뉴스1



(세종=뉴스1) 백승철 기자 = 굴이 사랑받아 온 것은 역사적으로 꽤 오래됐다. 서양에서 굴은 영어로 알파벳 R자가 들어간 달인 9월(September)~3월(March)에 먹는다는 속설이 4000년 전부터 전해져 내려온다. 회가 유행하기 전까지 서양에서 유일하게 생으로 먹은 해산물이 굴이다.

굴이 역사에 등장한 것은 기원전 95년경 로마인인 세르기우스 오라타가 처음 양식하면서 부터이다. 유럽에서는 프랑스의 비스케이 만(灣)에서 굴 양식이 시작됐다고 전해진다.

서양에서는 예부터 굴을 정력제로 여겼다. 이러한 까닭에 고대 유대인은 종교상의 이유로 굴을 금기로 여겼다. 동양의 사찰에서 마늘 등을 수행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금지했던 것과 같은 이치라고 볼 수 있다.

동양에서는 송나라 시대인 420년께 대나무를 이용해 굴을 키웠다. 일본에서는 1670년경 히로시마에서, 조선시대 기록에는 1454년 단종 2년 황제에 바치는 공물에 굴이 포함돼 있으며, 함북(황어포), 함남(영흥만), 경남(낙동강 하구), 전남(광양만, 영산강) 등이 주산지라고 기록돼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선사시대 여러 패총에서 굴 껍데기가 출토되는 것으로 보아 그 기원은 더욱 오래된 것으로 보인다.

조선시대 어의 허준이 편찬한 <동의보감(1613)>에는 굴의 육질은 몸에 이로우며 피부를 예쁘게 해주고 대장과 소장을 깨끗하게 해주는 해물 중의 귀물이며, 굴 껍데기는 허약한 사람, 즉 신경쇠약에 최고라고 적고 있다. 또 <동국여지승람>, <자산어보(1814)>에도 의학상의 성능이 뛰어나다는 기록이 있다.

굴은 역사 속에서 '굴 전쟁(Oyster War)'을 일으킬 정도로 중요했다. 지중해는 고대부터 중세까지 유럽 문명의 중심무대였으나 당시에는 질이 좋은 굴이 생산되지 않았다고 한다. 로마의 통치자 시저는 영국 템스강에서 생산되는 굴을 확보하기 위해 기원전 50년경 대군의 원정대를 도버해협 건너 영국에 보냈다. 이를 유럽의 어업사에서는 굴 전쟁이라 부르고 있다.

굴은 후대로 내려오면서는 '최고의 음식' 이라는 이유로 더욱 사랑을 받게 된다. 시대를 풍미한 영웅들도 굴을 즐겨 먹었는데 가장 대표적인 인물은 나폴레옹(1769~1821)이다. 엘바 섬에 유배(1814년)될 때까지 40여 회의 대전투를 비롯한 수많은 전쟁터를 누볐던 그는 아무리 전쟁 중이라도 사정이 허락하는 한 끼니마다 굴을 챙겨 먹었다고 할 정도로 굴 마니아였다.

대작가 발자크(1799~1850)도 한 번에 1444개의 굴을 먹었을 정도로 대단한 애호가였다. 세기의 미인 클레오파트라의 연인 줄리어스 시저(BC100~BC44)도 굴을 즐겨 먹었다. 시저가 대군을 이끌고 도버해협을 건너 영국 원정 전쟁을 한 것도 템스강 하구에서 나는 굴의 깊은 맛에 매료되어 굴을 확보하려 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시저가 굴을 무척이나 좋아했다는 것을 증명한다.

냉철한 현실주의 정치를 구상하고 프랑스, 오스트리아와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철의 재상 비스마르크(1815~1898) 독일 총리도 한 연회장에서 175개의 굴을 먹은 것으로 유명하다. 또 미국 34대 아이젠하워 대통령과 쿠바의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도 굴 애호가로 알려져 있다.

호색가의 대명사인 카사노바(1725~1798) 또한 굴을 즐겼다. 베네치아 출신의 작가이며, 음악가이자 외교관이었던 그는 전 유럽에서 가장 개방적인 성적 자유론자였다. 이렇게 정력적으로 여러 분야에서 활약한 그 역시 매일 50개의 굴을 먹었다고 한다. 특히 마음에 드는 여성과의 식사에서는 굴을 함께 먹었을 정도의 식도락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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