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김효정 기자]
지인의 아들 결혼식장에 찾아가 돈을 갚으라고 요구한
70대 여성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울산지법은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A씨는 지인 B씨가 빌려간
3000만원을 갚지 않자, 지난해 5월 B씨 이름을 넣은 '○○○ 돈 주라'라는 문구가 적힌 종이를 손에 들거나 옷·가방 등에 부착하고 B씨의 아들 결혼식장에 찾아갔다. B씨 측이 퇴거를 요청했으나 A씨가 응하지 않아 경찰까지 출동했다.
검찰은 A씨가 공연히 사실을 적시해 B씨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A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했다.
A씨 변호인은 '○○○ 돈 주라'라는 문구는 가치 중립적인 표현으로 명예훼손의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단순히 돈을 달라는 표현일 뿐, B씨의 명예가 훼손될 소지는 없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그러나 A씨가 해당 문구가 적힌 종이를 많은 하객들이 볼 수 있는 결혼식장에 가지고 왔고, 이를 통해 B씨가 다른 사람으로부터 돈을 빌리고도 제때 갚지 않은 사실을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게 해 B씨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봤다.
A씨의 행동은 B씨가 일반적인 절차를 통해서 해결되지 않는 분쟁 상황에 이르렀다는 인상을 심어주기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재판부는 "우리 사회에서 자녀의 결혼식이 혼주인 부모는 물론 가족, 친지 등에게 갖는 의미에 비춰볼 때 이 사건 문구는 가치중립적 표현이 아닌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는 구체적 사실의 적시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김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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