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을 투약한 것으로 의심되는 운전자가 서울 도심에서 경찰차 등 차량 4대를 들이받은 뒤 도주했다. 충북에서는 운전면허도 없는 10대 청소년이 고급 외제차 등 2대를 훔쳐 몰고 다닌 혐의로 1심에서 징역 8개월을 선고받았다.
11일 서울 강동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10시쯤 강동구 천호동에서 접촉사고를 낸 뒤에 차 안에 주사기를 남겨 두고 도망친 20대 남성 A씨를 쫓고 있다. A씨는 순찰 중이던 경찰이 신호를 위반하고 달리는 것을 발견해 제지했지만 이를 무시하고 그대로 주행하다 택시 등과 충돌한 뒤 앞을 막아선 경찰차까지 들이받았다. 도주하던 A씨는 차를 좁은 골목에 대고 조수석에 동승자인 20대 여성을 남겨 둔 채 달아났다. 차 안에서는 마약 투약 용도로 의심되는 빈 주사기와 휴대전화 여러 대가 발견됐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주사기 내용물의 성분 분석을 의뢰하고 A씨의 신원을 파악해 체포 영장을 발부받았다.
이날 청주지법 형사5단독 정연주 판사는 절도와 자동차불법 사용,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B(19)군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B군은 지난해 11월 두 차례에 걸쳐 충북 증평군 일대 아파트 주차장에서 투싼 승용차와 BMW 승용차를 잇달아 훔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차량 열쇠가 꽂힌 채 주차된 차량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그는 운전면허도 없이 훔친 차를 타고 증평군과 인근 청주시 일대 등 총 240㎞를 돌아다닌 것으로 조사됐다.
정 판사는 판결문에서 “피해자들과 합의한 점은 참작할 사안이지만, 동종사건으로 소년보호처분을 받은 직후 이 사건 범행을 저질러 상응하는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B군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박지원 기자 parkg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