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주도 '암컷 막말' 최강욱 징계... 강성 친명 '설화'도 막을 수 있을까
더불어민주당이 22일 "암컷이 설친다"는 발언으로 도마에 오른 최강욱 전 의원에 대해 6개월 당원자격 정지 징계를 의결했다. 해당 발언을 두고 '여성 혐오·비하'라는 비판이 제기된 지 사흘 만이다. 내년 총선 표심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당 지도부가 중징계를 통해 조기 진화에 나선 것이다.
박성준 대변인은 22일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최강욱 당원에 대해 당원자격 정지 6개월의 비상징계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당원자격 정지 징계는 당규상 '제명' 다음으로 높은 징계로, 징계 기간 종료 뒤 3년이 지날 때까지 공직선거 후보자 부적격 심사 대상자에 해당된다.
중징계 결정은 이재명 대표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됐다. 당규상 당원 징계를 위해선 시·도당윤리심판원 의결 후 최고위로 넘어오는 절차를 거치는데, 이 대표가 당대표의 '비상징계' 권한을 활용해 최고위 의결로 징계를 결정하면서다. 이날 최고위에서 이 대표는 최 전 의원을 거명하지 않은 채 "기강 해이나 발언 논란 이런 게 당의 부담이고 위기"라며 "당이 경각심이 없고 느슨해졌는데 전환의 계기로 삼아야 하고 문제에 대해 엄정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박 대변인은 전했다. 최 전 의원에 대한 징계 의결은 최고위원 만장일치로 결정됐다.
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도 "최 전 의원의 비판이 누구를 향하건 간에 여성 혐오와 여성 비하가 내포된 발언"이라 "6개월 당원권 징계는 당연하며, 이에 더해 최 전 의원의 진정한 반성과 사과를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최 전 의원은 사과나 반성 등을 담은 공식 입장을 이날까지 밝히지 않고 있다. 당초 이날 황운하 의원실이 국회에서 주최한 검찰개혁 관련 토론회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지도부가 급한 불은 껐지만, 최 전 의원과 같은 설화가 계속될 수 있다는 당내 우려가 적지 않다. 내년 총선에 앞서 강성 지지층에 소구하기 위해 원내·외 친이재명계 인사들이 윤석열 대통령을 포함한 여권, 권력기관 등을 향해 혐오와 선악 이분법에 기댄 거친 발언을 쏟아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최 전 의원의 '암컷' 발언 역시 민주당 강경파 초선의원 모임 '처럼회' 소속 민형배 의원의 북 콘서트장에서 나왔다.
일부 친명계, 최강욱 발언 편들기도
민주당의 한 초선의원은 "개딸이나 강성 당원들만 보고 정치하는 이들이 당을 망치고 있다"며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더 심한 발언이 나올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비이재명계 의원모임 '원칙과 상식'이 강경파 의원들의 잇단 '윤 대통령 탄핵' 주장에 "정치정략적 수단으로 탄핵을 말하는 정치인들을 당직에서 전면 배제할 것을 (지도부에) 요구한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최 전 의원에 대한 중징계가 향후 강경파 의원들의 설화를 단속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정필모 의원은 이날 최 전 의원의 입장을 듣기 위해 토론회장에 모인 취재진에게 "(최 전 의원이) 우화를 빗대서 표현한 것인데, (기자들이) 쓸데없는 것만 취재한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의원 단체 대화방에서도 일부 의원들이 최 전 의원의 발언을 지적하자, 친명계인 민형배, 박찬대 의원 등이 최 전 의원을 감싸기도 했다. 당대표실 관계자는 "이번 징계는 대통령 탄핵 주장 등에 대한 포괄적 엄중 조치"라며 "이제부터 설화나 해당행위에 걸리면 엄단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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