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도 은행권 질타…말 아닌 행동으로 횡재세 도입을”

고금리에 따른 금융권의 초과이익에 최대 40%를 ‘상생기여금’으로 내도록 하는 더불어민주당의 ‘횡재세법’(금융소비자보호법·부담금관리기본법 개정안)을 두고 여야가 17일 팽팽하게 맞붙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금융권이 고금리로 사상 최대의 이익을 보고 있다”며 횡재세 도입을 촉구한 반면,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총선용 포퓰리즘 법안”이라고 일축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도 ‘소상공인이 은행의 종노릇을 하고 있다’는 표현까지 해가며 은행권의 고금리 이익을 질타했다”며 “이제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횡재세 도입을 할 수 있도록 협력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성주 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지난 14일, 은행과 증권·보험사 등 금융회사가 직전 5년 평균의 120%를 넘는 순이자수익을 거뒀을 경우, 이를 초과이익으로 보고 최대 40%를 상생금융 기여금을 내도록 하는 내용의 횡재세법을 대표발의했다. 이렇게 마련한 기여금은 장애인·청년 등 금융취약계층의 금융 부담 완화에 쓰인다. 이 법안 발의엔 이재명 대표와 홍익표 원내대표 등 민주당 의원 50여명이 동참했다.

이를 두고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의 횡재세법 발의는 (금융권에 비판적인) 대중적 정서를 이용한 것으로 사실상 내년 총선을 겨냥한 포퓰리즘 법안”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나라 은행이 과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지만, 해외투자자의 비중이 큰 상황에서 횡재세를 잘못 도입하면 이들의 이탈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민주당이 국외 사례로 드는 유럽 일부 국가의 횡재세 도입과 국내에 도입하자는 금융권 횡재세는 “귤을 탱자로 만드는 격”으로 다르고 반박했다. “유럽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해 에너지 기업이 천문학적 수익을 내자 횡재세를 도입한 것으로, 대부분 화석연료 회사의 잉여이익 억제를 위한 임시 세금”이라는 것이다.

윤 원내대표는 “횡재세는 시장경제 원리에 어긋나며 혁신을 가로막을 수 있다”며 “정부·여당은 은행의 초과이익 문제에 대해 시장경제 원리에 맞는 방향으로 적절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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