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지상군 투입과 관련해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붙잡힌 다국적 인질들의 안전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스라엘군의 지상 작전 전개를 우려하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세인트 에드먼드 성당에서 미사에 참석한 뒤 ‘이스라엘에 (가자지구) 침공 연기를 권장하고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나는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고 있다”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이스라엘 지상군 투입과 관련해 ‘말 바꾸기’ 논란을 일으켰다. 그는 전날 ‘더 많은 인질이 자유의 몸이 될 때까지 지상전을 미루길 원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벤 러볼트 미 백악관 대변인은 곧바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를 겨냥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지상전 계획에 관한 답변이 아니었다”며 수습에 나섰다. 질문 의도를 잘못 이해했다는 해명이었다.

외신들은 미국 시민권자는 물론 영국·프랑스 등 동맹국 여권 보유자 상당수가 하마스에 인질로 붙잡혀 있다는 점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을 우려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평가했다.

나아가 이스라엘에 지상 작전 전개 연기를 압박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하마스가 인질 일부를 석방할 뜻이 있음을 밝히는 상황”이라며 “이스라엘은 군사 작전을 늦추는 데 반대하고 있지만, 미국 압력으로 이를 연기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8일 이스라엘에서 진행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의 회담에서 “분노에 휩싸이지 말라”며 “미국도 2001년 9·11 동시다발 테러를 당한 뒤 분노 속에 실수를 범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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