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향하는 中 '외교왕'… 바이든·시진핑 내달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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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향하는 中 '외교왕'… 바이든·시진핑 내달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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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이번주 사흘간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다음달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에 회담하는 방안을 조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23일(현지시간) 미국 국무부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26~28일 워싱턴DC에서 왕 부장을 맞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국무부는 "두 사람은 양국 관계를 책임 있게 관리하고 열린 소통 채널을 유지하기 위해 양자 및 역내 이슈, 글로벌 문제 등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국무부는 미·중 정상회담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외교가에서는 이번 미·중 외교 수장 간 만남을 오는 11월 APEC 정상회의 무대에서 마련될 미·중 정상회담 의제 조율 등 사전 준비 작업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소식통을 인용해 왕 부장의 방미가 다음달 양국 정상 간 회담을 준비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지난 6일 백악관 언론 브리핑에서 '11월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 주석을 만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가능성이 있다"고 답한 바 있다.

미·중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이후 시 주석과의 두 번째 대면 회담이 된다. 두 정상은 지난해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처음 대면 정상회담을 했지만 구체적인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이에 이번 미·중 외교 수장 간 회동에서는 양국 정상이 논의할 주요 의제와 관련해 심도 있는 대화가 오갈 것으로 전망된다. 왕 부장은 지난 9월 몰타에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만나 12시간 동안 양국 관계 현안 및 글로벌 이슈 등을 의논했다.

중요하게 다룰 의제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중재안이다. 이스라엘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는 미국과 달리 중국은 이른바 '두 국가 방안(兩國方案)'을 통한 분쟁 해결을 강조하고 있다. 내년 1월 치러지는 대만 총통선거를 앞두고 대만 문제에 관해서도 진지한 대화가 오갈 가능성도 높다.

미·중 간 군사 핫라인 복원도 관심사다. 이와 관련해 미국 국방부는 29~31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샹산포럼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국판 샹그릴라 대화'로 불리는 이 포럼은 2006년 아시아·태평양 지역 안보 대화체로 시작됐다가 코로나19 때문에 2019년 이후 대면 회의가 중단됐다.

중국은 24일 러시아 무기 매입설로 미국의 제재 명단에 올랐던 리상푸 국방부장도 전격 해임했다. 이날 중국중앙TV(CCTV)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가 20~24일 6차 회의를 열어 리 부장을 면직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미국과 중국의 국방 분야 대화는 중국이 리상푸 국방부장에 대한 미국 제재 철회를 선결 조건으로 요구하며 중단된 상태였던 만큼, 이번 조치로 양국 간 군사 대화가 재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수출통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만큼 경제 현안도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중국은 미국을 향해 대중 수출통제를 철회하고 공급망 배제 움직임을 중단하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도 중국 측에 희귀금속 수출통제, 외국 기업에 대한 불공평한 조치 등에 관해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24일 중국 재정부는 이날 미·중 경제 분야 워킹그룹 첫 회의가 영상회의 방식으로 열렸다고 밝혔다. 이 회의에는 미국 재무부와 중국 재정부의 차관급 인사가 참여해 양국과 글로벌 거시경제에 관한 의견을 나눴다.

다만 이번 정상회담으로 양국 관계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당장 구체적인 결과물을 기대하기보다 대화의 물꼬를 트고, 지속적인 만남으로 최악의 시나리오를 방지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조언이다. 마이클 프로먼 미국외교협회(CFR) 회장은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이 어떤 합의를 할 수 있다는 징후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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