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26일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했다.

박 전 대통령이 추도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인요한 혁신위원장 등 여권 주요 인사들과 만남에 따라 보수 진영의 통합 움직임이 본격화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립 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44주기 추도식 참석을 위해 서울로 상경했다. 지난해 5월 10일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 참석 이후 첫 서울 상경이다.

박 전 대통령은 유족 대표 인사에서 "바쁘신 와중에도 귀한 시간을 내주셔서 아버지 추도식에 참석해주신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특히, 오늘 해외 순방에서 돌아오시자마자 곧바로 참석해주신 윤석열 대통령께 심심한 사의를 표한다"고 했다.

이어 "아버지 추도식이 열리는 매년 이맘때쯤에는 날씨가 많이 쌀쌀해진다"며 "하지만 저는 아버지를 잊지 않고 이렇게 찾아주시는 여러분 덕분에 마음이 따뜻해진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아버지께서 떠나신 지 44년이 지났는데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아직도 아버님께서 곁에 계신 것만 같다"며 "아버지께서 일생을 바쳐 이루고자 하셨던 잘사는 나라가 이뤄지고 있는 것을 느끼면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박 전 대통령은 또 "지금 우리 앞에는 여러 어려움이 놓여있다고 한데 저는 우리 정부와 국민께서 잘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건국 이래 위기가 아니었던 때가 없었다. 전쟁을 겪었고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가난했고 먹고사는 일이 너무나도 간절한 시절도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도 "우리 위대한 국민은 이 모든 어려움을 이겨냈고 호국영령들의 보살핌으로 오늘의 번영을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아버지의 꿈이자, 저의 꿈이었고, 오늘 이곳을 찾아주신 여러분의 꿈은 대한민국 국민이 서로에 대한 이해와 존중으로 힘을 모아 우리와 우리의 미래 세대가 번영과 행복을 누리는 그것"이라며 "아버지도 우리의 꿈이 이뤄질 수 있도록 응원하고 지켜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이날 추도식에는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국민의힘에선 김기현 대표, 윤재옥 원내대표, 인요한 혁신위원장과 최고위원들이 모두 참석했다. 또한 대통령실에선 김대기 비서실장과 이관섭 국정기획수석, 이진복 정무수석, 강승규 시민사회수석, 김은혜 홍보수석 등이 자리했다. 시민사회에선 정재호 민족중흥회장, 황교안 전 총리, 김관용 민주평통수석부의장 등이 참석했다.

최근 건강을 회복한 박근혜 전 대통령은 공개 행보를 조금씩 하고 있다. 지난달 25일에는 추석을 앞두고 자신이 국회의원 시절 즐겨 찾던 대구 달성 현풍시장을 찾기도 했다. 이 때문에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추도식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추도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그전에도 사저 방문 이후 박 전 대통령을 별도로 뵙고 같이 식사도 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지난달 13일 대구 달성군 유가읍에 있는 박 전 대통령 사저를 찾은 바 있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은 혁신위원 인선 관련 질문에 "추모 자리에선 추모를 해야 한다"며 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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