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 "현재 코로나19 환자 1명이 1.5명 감염시키는 상황

방역당국이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발생률이 다른 국가와 비교해 낮은 수준이나 최근에는 빠른 증가세를 보인다며 우려했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19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근 1주간 100만 명당 환자 발생 비율이 가장 낮은 3개 나라에 속하지만, 국내 환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이는 분명히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내 감염 재생산지수 1.5 넘어…수도권·소규모 지역사회 감염 비중 높아방대본에 따르면 최근 1주일(11월 8∼14일) 동안 인구 100만 명 당 확진자 수는 프랑스가 4천508명, 미국이 2천669명이었고 한국은 20명이었다. 한국보다 적은 국가는 뉴질랜드(4명)와 호주(2명)였다.

그러나 최근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급격히 늘어 이날 일일 신규확진자는 343명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8월 28일(371명) 이후 83일 만에 가장 많은 수치다.

이달 들어 일별 신규 확진자 수는 124명→97명→75명→118명→125명→145명→89명→143명→126명→100명→146명→143명→191명→205명→208명→222명→230명→313명→343명 등으로, 확진자 증가 폭이 점차 커지고 있다.

최근 급속하게 신규 확진자가 늘어난 데 대해 이 단장은 "저희가 생각했던 것보다 확진 속도와 질병 진단 비율이 매우 높은 것은 사실"이라며 "그 이유로는 계절적인 요인을 비롯해 사회적인 영향, 질병 고유의 영향, 대응의 영향 등이 포함돼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환자 한 명이 얼마나 많은 타인에게 바이러스를 옮기는지 보여주는 감염 재생산지수도 1.5를 웃돌고 있다. 현재의 증가세가 계속되면 환자 1명이 1.5명 정도의 환자를 전염 기간 내에 전파할 수 있다는 의미다.

최근 국내 코로나19 전파 양상을 보면 지역적으로는 수도권에 집중됐고, 감염경로별로는 소규모 지역사회 감염에 의한 사례가 많았다.

지난 2주(11월 6일 0시∼19일 0시)의 확진자 발생 동향을 보면 서울이 34.9%로 가장 많았고 경기가 23.9%로 그 뒤를 이었다. 그다음은 강원 6.4%, 충남 5.1%, 전남 4.5%, 경남 4.0%, 광주 3.0%, 인천 2.5%의 순이었다.

총 확진자 중 수도권이 차지하는 비율이 61.3%에 달해 신규 확진자가 이 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염경로별로 보면 지역 집단발생 32.2%, 확진자 접촉 25.1%, 해외유입 및 관련 17.6%, 감염경로 조사 중 15.8%, 병원·요양병원 등 9.3%의 순으로, 가족·지인 모임, 직장, 유흥시설 등 지역사회 소규모 유행 중심으로 발생이 지속되는 점이 확인됐다.

전 세계 코로나19 매일 50만∼60만 명 확진…5월보다 6배 증가이 같은 국내 상황에 더해 전 세계에서 현재 코로나19의 대규모 유행이 진행 중이며 매일 50만∼60만 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방대본은 설명했다.

이는 지난 9월보다는 2배 이상, 5월보다는 6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세계보건기구(WHO) 자료에 따르면 이달 18일 전 세계 일일 신규 확진자는 53만6천 명이었는데 지난 9월 1일에는 21만4천 명이었고 5월 1일에는 8만5천 명이었다.

이 단장은 이처럼 국내와 해외의 확산세가 가파른 점을 언급하며 조기진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증상이 발생하기 이전부터 바이러스를 강하게 배출하고 발병 이후에도 며칠 동안 지속해서 바이러스를 배출할 수 있다"며 "따라서 조기 검사는 모두의 안전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증상이 있는 경우 가능한 한 빨리 진료소를 찾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접촉한 기간에 노출된 많은 분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며 "검사가 필요한 분들이 기꺼이 받을 수 있도록 사회적 배려도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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