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8년된 폰도 업데이트, 2년밖에 안된 갤S9 왜 안되나

IT 업계 "속도 저하 문제로 구형폰에는 적용 못하는 것"

갤럭시노트9/삼성전자

삼성전자가 18일 “갤럭시 모바일 기기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0S) 업그레이드를 3세대까지 확대 지원한다”고 밝혔습니다. 기존에는 스마트폰·태블릿PC 기기당 2차례씩 진행하던 OS 업데이트를 앞으로 3차례로 늘린다는 것입니다. 삼성이 OS 업데이트 횟수를 공식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삼성은 올해 초 새로 부임한 노태문 모바일사업부장이 “하드웨어 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혁신도 중요하다”고 강조할 정도로 소프트웨어에도 큰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번 발표에서 업데이트 확대 지원 대상이 지난해 이후 나온 기종에 한정됐다는 점입니다. 삼성은 이날 보도 자료에서 올해 출시된 갤럭시S20·노트20 시리즈와 지난해 나온 갤S10·노트10 시리즈, 갤럭시폴드 등 폴더블(접는)폰, 일부 태블릿PC에 대해서만 3회 업데이트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반면 갤럭시S9·노트9 등 발매한 지 2년이 지난 2019년 이전 제품은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삼성전자는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제품도 하드웨어 사양과 최적의 사용 경험을 고려해 (업데이트를) 지원하겠다”고만 밝혔습니다. 삼성전자 측은 “아직 내부 검토 중이라 오늘 발표에는 출시 2년이 넘은 제품은 포함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여전히 국내 사용자가 100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는 갤S9·노트9 모델은 현재로선 추가 OS 업데이트를 받을 수 있을 지 여부가 불투명한 것입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에도 갤럭시 스마트폰용 사용자경험(UX) 소프트웨어인 ‘원(ONE)UI’ 2.1버전 배포를 하면서 갤S9와 갤노트9을 포함해 2019년 이전 출시 제품을 업데이트 대상에서 제외했습니다. 삼성은 원U1 2.1 업데이트를 통해 카메라 앱 등 사용자들이 많이 쓰는 기능을 대폭 개선해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일부 기종에만 적용해 사용자들의 원성을 샀습니다. 당시 논란이 커지자 삼성은 갤S9·노트9까지 추가로 업데이트를 진행했습니다.
 

삼성 스마트폰 구글 OS 업데이트 여부/자료=삼성전자

IT업계에서는 이런 OS 업데이트 논란이 삼성전자가 구글에서 만든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하면서 생기는 고질적 문제라고 봅니다. 안드로이드 OS는 구글 픽셀폰에 최적화돼 있기 때문에 새 버전의 안드로이드OS가 나오면 갤럭시 폰에 맞게 최적화를 해야 합니다. 하지만 최적화 작업을 거쳐도 갤럭시 폰에 완벽하게 들어맞는 OS가 아니기 때문엔 불필한 기능이 들어가는 등 상대적으로 용량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 때문에 2~3년 이상 지난 삼성 구형폰은 새 안드로이드OS로 바꾸면 오히려 속도가 느려지는 문제가 생깁니다.

반면 애플은 5~6년 이상 된 폰도 OS 업데이트를 진행합니다. 지난해 말에도 2011년 출시된 아이폰4S, 아이폰5S(2012년) 까지 업데이트 진행했습니다. IT업계 관계자는 “외부 업체의 OS를 쓰는 삼성과 달리 애플은 하드웨어(아이폰)와 소프트웨어(운영체제)를 처음부터 함께 개발하기 때문에 OS가 아이폰에 최적화돼 있어 구형폰에서도 업데이트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 노트9 사용자는 “요즘은 스마트폰이 고사양 제품이 많아졌고 가격도 크게 올라 한 번 사면 이전보다 오래 쓰는데 OS 업데이트도 그만큼 길게 해줘야 한다”며 “삼성은 하드웨어 성능이 좋아진 만큼 소프트웨어와 같은 사후 관리는 따라주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합니다. 삼성도 이런 점을 잘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플래그십 모델에서도 OS 업데이트가 원활하지 않은 것을 보면 여전히 ‘하드웨어 중심’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백블]은 기자들이 ‘백브리핑’을 빨리 발음하기 위해서 쓰는 말입니다. 독자 여러분께 얼핏 봐서는 알 수 없는 각 이슈의 속사정을 이야기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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