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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끌어모았다” 영끌…카카오게임즈 첫날 16.4조 광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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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주 청약 폭주에 시스템 마비
영업점도 북새통, 100분 넘게 대기
“최종 경쟁률 2000대1 넘을 수도”
증거금 1억 넣어도 2~3주 가능성

오는 10일 코스닥에 상장하는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 첫날에 16조원이 넘는 돈이 몰렸다. 1일 오전 청약을 위해 영업점에서 대기하고 있는 고객들. [사진 한국투자증권]

“호떡집에 불났구먼요.”

1일 오전 11시30분,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영업부에서 만난 한 투자자는 길게 늘어선 상담 대기 줄을 보고 이렇게 말했다. 이날부터 이틀에 걸쳐 진행되는 카카오게임즈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 관심이 쏠리면서, 한때 일부 영업점에선 상담 대기시간이 100분을 넘기기도 했다.

상장 공동 주관사인 한국투자·삼성·KB증권에는 ‘대어’를 낚으려는 투자자들의 문의가 빗발쳤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실시 중임에도 증권사 영업점은 상담하려는 투자자들로 북적였다. 이날 오전 10시30분쯤 삼성증권 여의도점에서 만난 신모(44)씨는 “영업점에 전화했는데 계속 통화중이어서 일하다가 직접 방문했다”며 “현금을 최대한 끌어모아서 왔다. 3억을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60·70대 고령층도 상당수 눈에 띄었다. 한국투자증권 여의도점에서 만난 윤주현(67)씨는 이날 생애 첫 증권계좌를 개설해 청약에 나섰다고 했다. 윤씨는 “오늘 아침 동생이 추천해줘서 왔는데, 1시간 기다렸다”며 “요즘 은행 예·적금 금리도 너무 낮은데, 그대로 두면 ‘망한다’고 해서 투자를 하고 싶다”고 했다. 삼성증권 여의도점을 방문한 70대 여성 A씨는 “카카오게임즈라는 회사 이름은 이번에 처음 들어봤다”면서도 “휴대전화로 하는 게 있던데 어려워서 영업점에 왔다”고 했다.

업계에선 이 같은 공모주 청약 열기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이노정 한국투자증권 영업부 상무는 “과거에도 삼성SDS 등의 공모 청약이 인기가 있었지만, 이번엔 훨씬 더 열기가 뜨겁다. SK바이오팜 학습효과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SK바이오팜은 지난 7월 코스피시장에 상장해 공모가 대비 300%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날 16조4140억원의 청약 증거금이 접수됐다. 통합 경쟁률은 427대1. SK바이오팜의 최종 청약경쟁률인 323대1을 하루 만에 넘겼다. 이 상무는 “통상적으로 청약 둘째 날 경쟁률이 첫째 날보다 5~10배 높은 점을 고려하면 최종 경쟁률은 2000대 1을 넘어갈 수도 있을 듯하다”고 덧붙였다. 2일 청약을 마감하면 지난 6월 역대 최고액인 31조원이 들어왔던 SK바이오팜 때보다 더 많은 자금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 투자자에게 배정된 주식은 전체 공모물량(1600만주)의 20%(320만주)다. 청약증거금을 많이 낼수록 배정되는 주식 수도 늘어난다. 이 때문에 주식 배정을 많이 받으려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투자’와 ‘빚투(빚내서 투자)’가 속출했다. 하지만 공모 주관사 3곳은 이미 신용공여 대출을 모두 중단한 상태여서, 대출을 노리고 영업점을 방문했다가 ‘헛물’을 켠 투자자들도 있었다.

영업점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 온라인으로 청약신청을 하는 투자자도 폭증하면서 삼성증권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이 오전 9시34분부터 17분 동안 시스템 지연이 발생하기도 했다. 삼성증권 측은 “청약 첫날 오전부터 이례적으로 신청이 몰렸다”고 전했다. 주요 주식투자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카카오게임즈 청약 절차나 MTS 사용법 등을 문의하는 질문 글이 부쩍 늘기도 했다.

카카오게임즈 일반 투자자 공모 청약은 2일까지 진행된다. 일반 투자자가 청약을 하려면 원하는 청약 금액의 절반을 미리 증거금으로 입금해야 한다. 지난달 26~27일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 결과 147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카카오게임즈의 공모가가 2만4000원인 점을 고려할 때 이 예측대로 경쟁률이 치솟을 경우 1억원의 증거금을 넣어도 약 2~3주를 배정받는 데 그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시중에 현금이 너무 많이 풀려있는데, 마땅한 투자처가 없다 보니 공모주 청약이 이상 과열 현상을 보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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