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돌보는 노숙인을 몰래 사진 찍고 지인에게 전송한 요양보호사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의 한 호텔에서 자가격리 된 노숙자는 침대 한켠에 용변을 봤는데 이를 본 요양보호사가 “이불에 X 싸놓은 것 보이지? 덕분에 코호트 격리시설에서 종일 이런 분들 수발과 뒤치다꺼리한다”는 내용의 문자를 함께 보냈다.

요양보호원은 사진을 받은 당사자가 “사진에 찍힌 사람의 인권은 생각 안하느냐”며 민원을 제기하자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조선일보DB
경기도 수원중부경찰서에 따르면 40대 A씨는 지난 21일쯤 자신이 돌보던 노숙인 50대 B씨의 사진을 몰래 찍고 B씨를 조롱하는 듯한 내용 등을 지인에게 보낸 혐의를 받고있다. 사진 속 B 씨는 침대 위에서 옷을 다 벗은 채 누워있었다. 침대 한 켠에는 B씨가 저지른 것으로 추정되는 대변을 본 흔적이 있었다.

노숙인 B씨는 오랜 노숙 생활로 병원 치료를 받던 중 해당 병원에서 코로나 환자가 나오자 밀접 접촉자로 분류됐다. 성남시의 한 자가격리시설로 옮겨졌다.

그는 의사 표현을 잘 못하고 몸도 불편해 기본적인 생리현상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다고 한다.

해당 요양보호사를 고용한 기관은 A씨에 대해 즉시 근로계약을 해지했다. A씨는 사진을 찍은 혐의를 인정했다. 하지만 해당 기관에 “갈등 관계에 있던 사람과 메시지를 주고받던 중 우발적으로 보낸 것”이라며 “내가 일을 이렇게 힘들게 한다는 것을 알리려 했었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사회복지시설 관계자 등 관련자 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문제가 있다고 보이지만 혐의를 제대로 적용할 수 있을지 현재 검토 중”이라며 “관련자를 조만간 불러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할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