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중사 성추행 추가 피해 의혹 제기…군검찰, 수사 전방위 확대
군검찰이 3일 공군 제20전투비행단 소속 부사관 사망 사건과 관련, 성추행 가해자 장 모 중사 구속을 시작으로 전방위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공군 차원의 초동수사가 총체적으로 부실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자 국방부 조사본부와 감사관실까지 참여하는 사실상의 합동수사단을 꾸리는 한편 사상 처음으로 수사심의위원회까지 구성했다.
이날 유족 측이 2차 가해 및 추가 성추행 피해와 관련한 고소장도 제출하면서 관련자 신병확보를 비롯해 구속영장 청구, 압수수색 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인 이 모 중사의 유족 측은 이날 오후 국방부 검찰단에 2차 가해 관련, 직속 상관 등 3명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김정환 변호사가 밝혔다.
유족이 추가로 고소한 3명 가운데 2명은 3월 이 중사가 차 안에서 성추행을 당했다는 최초 보고를 받은 직속상관인 20비행단 소속 노 모 상사와 노 모 준위로 알려졌다. 직무유기 및 강요미수 혐의다.
나머지 1명은 1년 전께 다른 회식 자리에서 이 중사를 성추행한 의혹을 받는 또 다른 파견 부사관으로 알려졌다.
또 유족 측은 노 준위의 경우 과거 다른 회식자리에서 이 중사를 성추행했다며 강제추행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를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 변호사도 "은폐의 중심에 서 있는 부사관 중 한 명이 피해자를 직접 강제추행한 부분이 있어서 그 부분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군검찰은 장 중사에 의한 성추행과 이후 회유·은폐 시도뿐 아니라 추가 성추행 피해 의혹에 대한 수사도 병행해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공군은 유족 측이 고소장을 제출한 지 약 3시간여만인 이날 오후 3시 30분부로 노 상사와 노 준위를 전격 보직 해임했다. 정상적인 직무 수행이 어렵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공군본부의 보고 체계에 문제가 없었는지도 군검찰이 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성용 공군참모총장이 이 중사의 성추행 피해 사건을 최초로 보고 받은 건 지난 4월 14일로 파악됐다. 군사경찰에서 해당 사건을 군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하면서 주간 단위 보고에 포함돼 사건 개요를 보고받았다는 게 군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 총장이 관련해 이렇다 할 지시를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특히 서욱 국방부 장관은 이 중사 사망 이후인 지난달 25일 사건 관련 첫 보고를 받고 이 총장에게 2차 가해에 대한 엄정 수사 등을 지시했는데, 이 총장이 관련 지시를 제대로 이행했는지도 수사를 통해 확인해야 할 부분으로 보인다.
[그래픽] 공군 성추행 피해 부사관 사망 사건 일지
(서울=연합뉴스) 장예진 기자 = jin34@yna.co.kr
국방부는 군검찰 차원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민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군검찰 수사심의위원회도 설치했다.
국방부 검찰단 주도 수사로는 진실 규명이 어려울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를 잠재우고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려는 차원이다.
수사심의위원회는 법조계, 학계, 시민단체 인사 등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갖춘 전문가 10인 이내로 구성된다.
성폭력 범죄 수사와 관련한 실체적 진실 파악과 피해자 보호 등에 대한 전문적인 조언을 제공할 성폭력·성범죄와 관련한 전문가들도 위원회에 포함된다.
성추행 피해 신고 직후부터 이 중사 사망 이후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걸쳐 부실수사 정황과 보고 누락 등 총체적 허점이 드러나고 있는 만큼, 수사 결과에 따라 이성용 참모총장을 비롯한 지휘부에 대한 문책도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일각에서 제기된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이번 사안과 관련, "절망스러웠을 피해자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며 엄정한 수사를 지시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이 문제를 단순히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에서만 보지 말고, 최고 상급자까지 보고와 조치 과정을 포함한 지휘라인 문제도 살펴보고 엄중하게 처리하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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