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모자 상봉..5세 때 유괴 당한 아들 22년 만에 돌아와
[서울신문 나우뉴스]
5세 때 유괴 당한 뒤 22년 만에 친부모와 상봉한 가족의 사연이 공개됐다. 중국 저장성(浙江) 이우시(义乌) 공안국은 인신매매된 뒤 22년 만에 친부모와 상봉한 샤오주(27)씨 가족의 사연을 언론에 공개했다.
지난 1994년 구이저우(贵州)에서 출생한 샤오주 씨는 5세 무렵 유괴 당한 뒤 푸젠성(福建) 푸톈시(莆田)의 한 가정에 입양됐다. 그가 최종 입양된 가정에는 이미 3명의 남매가 있는 가족들이었다.
유괴될 당시 샤오주 씨의 친부모는 맞벌이를 했고 이 시기 샤오주 씨 형제는 할아버지가 거주하는 푸젠성의 한 농촌 마을에서 성장했다. 하지만 할아버지 집에서 불과 5분 거리의 마을 공터에서 놀던 형제들 중 샤오주 씨가 인신매매를 당했다. 그는 유괴 이후 수 차례 파양의 아픔을 겪었으며 최종 입양된 가정은 푸젠성의 새 가정으로 그때부터 지금까지 ‘량량’이라는 새 이름으로 불려왔다.
샤오주 씨 역시 자신이 입양된 아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초등학교에 입학했을 무렵 함께 사는 누나들과 큰 다툼이 있었다”면서 “당시 누나들이 (나에게) 너희 집으로 돌아가라고 했는데 그때부터 내가 이 집의 진짜 구성원이 아니라는 의심을 갖게 됐다”고 했다. 성인이 된 이후 샤오주 씨는 친부모를 찾기 위해 관할 공안국을 찾아가 는 등 온갖 노력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샤오주 씨를 잃은 친부모 역시 지난 22년 동안 실종 당시 상황과 유사한 장기미제 아동 유괴 사건 수사 자료를 샅샅이 뒤지는 18곳의 공안국을 찾아가 친아들을 찾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왔다. 또한 이 시기 친모 장 씨가 제작해 전국에 뿌린 전단지만 수십만 장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 사이 장 씨 부부는 현지 방송에도 출연하고 보육시설을 뒤졌지만, 아들을 찾을 수 없었다.
장 씨는 “아이가 사라진 이후 우리 가족 구성원 모두 제정신으로는 버틸 수 없었다”면서 “아이 아빠는 매일 술을 마시고 고통을 잊으려 했고 나는 매일 아침 아들이 좋아했던 기차역을 찾아가 하염없이 기찻길을 따라 걸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던 중 장 씨는 8월 초 관할 공안국으로부터 22년 전 잃어버린 샤오주 씨를 찾았다는 연락을 받았다.
관할 공안국은 안면인식 기술을 활용해 샤오주 씨가 푸젠성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친모 장 씨와의 DNA 검사 통해 두 사람이 모자 관계임을 밝혀냈다. 소식을 들은 장 씨는 “그날 밤 흥분해서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면서 “아들이 어렸을 적 즐겨 놀았던 철로 위를 따라서 걷고 또 걸었다. 아들에게 가장 좋은 것을 입히고 먹이기 위해 아들 방에 새 옷과 이불을 샀다”고 했다.
샤오주 씨가 구이저우의 고향으로 돌아오는 날 마을에서는 작은 축제가 열렸다. 그의 귀향 소식을 접한 마을 주민들과 친척들이 모두 장 씨 집에 모여 그를 마중한 것. 모자는 만나자마자 감격에 겨워 얼싸안고 눈물만 한없이 흘렸다.
모친 장 씨는 “가족의 품을 떠나기 전에 아들이 가장 좋아했던 찹쌀밥도 만들어 아들에게 원없이 먹였다”면서 “이웃들의 말에 따르면 성인이 된 아들의 모습이 엄마인 나와 많이 닮았다고 했다. 그 사실이 너무나 감사하고 기쁘다”며 눈물을 떨궜다. 샤오주 씨도 “구이저우의 친부모님과 푸젠성의 가족들 모두에게 효도하고 싶다”면서 “두 가족 모두 나의 삶에서 어느 하나 버릴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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