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뒷광고' 뒤통수 제대로 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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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 '뒷광고' 뒤통수 제대로 치다

보헤미안 0 701 0 0

'사과영상 챌린지'를 방불케 할 정도로 유튜브에 '사과 영상'이 쏟아지고 있다. 유튜브 '뒷광고' 논란에 대한 사과 영상이다.

'뒷광고'는 유튜브 콘텐츠를 만들 때 돈을 받고 제품이나 브랜드를 홍보하면서도 이를 고지하지 않는 콘텐츠를 말한다. 스타일리스트 한혜연씨와 가수 강민경씨 등 방송인 출신 유튜버의 광고 논란이 발단이다. 8월4일 유튜버 애주가참PD가 문복희, 쯔양 등 수백만 구독자 채널의 기만적 광고를 폭로하면서 유튜브 뒷광고 논란으로 번졌다.

'뒷광고' 비판 대상은 '기만적 리뷰 → 광고 고지를 하지 않은 콘텐츠 → 고지를 미흡하게 한 콘텐츠'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유튜브에는 광고 콘텐츠일 경우 '유료광고포함' 여부를 영상에 고지하는 기능이 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광고임을 고지하더라도 영상 설명 글에 '더보기'를 눌렀을 때 보이게 하거나 영상 말미에 언급하는 경우도 많았다.
 

'뒷광고'가 '뒤통수'를 치다
 

사실 유튜브 '뒷광고' 문제는 새로운 논란은 아니다. 신문, 방송 등에서 기만적 광고와 협찬 문제는 비일비재하다. 인터넷 포털에 쏟아지는 기사 가운데 돈을 받고 쓴 기사로 위장한 광고(애드버토리얼) 역시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블로그 이용자들은 광고성 블로그를 거르는 방법을 체득할 정도다.

왜 유독 유튜브 '뒷광고'에 거센 후폭풍이 부는 걸까. 유튜브 채널 루루체체TV를 운영하는 유튜버 송태민씨는 "터질 게 터졌다. 오래 전부터 뒷광고 문제가 지나쳤다"며 "업계는 알았지만 시민 분들은 어느 정도인지 알지 못했다. 진짜라고 믿었는데 그게 아니었으니 배신감을 크게 느끼는 거 같다"고 했다. 미디어 교육을 해온 이성철 주감초등학교 교사는 "유튜버는 청소년들에게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직접 소통할 수 있고, 구독과 채널 커뮤니티 이용을 통해 유대와 신뢰를 갖게 된다"며 "거짓 없이 정직하게 제품을 소개해왔다고 믿는 청소년들을 기만했다"고 지적했다.
 

▲ '뒷광고'가 논란이 된 유튜버 문복희 콘텐츠 갈무리.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이 솔직함을 바탕으로 성장한 상황에서 광고성 콘텐츠가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배신감'이 커졌다. 크리에이터 개인에 몰입하는 유튜브의 특성이 팬덤 확산에 기여했지만 동시에 강력한 반발로 이어지는 '양면성'이 있다.

MCN업계 관계자는 "소비자가 생각하는 '공정'에 대한 인식도 영향을 미친 거 같다"고 했다. 그는 "청년 세대는 공정하지 않은 상황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 1인 미디어에 더 큰 진정성을 기대했는데 불공정한 행위가 드러나 분노가 커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지나친 반응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 유튜버는 "구독자에 의존하는 유튜브 특성상 일종의 '갑질'이 있다. 유튜버를 선망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쉽게 출세한 사람이라는 생각에 낮춰본다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디지털 콘텐츠 제작사 관계자는 "여러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격한 반응이 많다. 유튜버의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고 계속 문제제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까지 할 일인가 싶다"고 했다.
 

5분마다 알리게 하면 문제 해결될까?
 

공정거래위원회가 대응에 나섰다. 9월1일부터 '추천·보증 등에 관한 표시·광고 심사지침' 개정안을 시행해 광고 고지 기준을 만든다. 유튜브의 경우 △ 제목에 광고임을 고지하고 △ 내용에 주기적으로 광고임을 고지하고 △ 라이브 스트리밍의 경우 5분마다 광고임을 고지하고 △ '체험단' 'Thanks to'와 같은 모호한 문구를 써선 안 된다. 부당 광고를 한 사업자는 처벌 받을 수 있다.

업계에서는 '뒷광고' 문제 개선은 필요하지만 공정위의 지침은 지나치다는 견해가 많다. 송태민씨는 "현장에선 모호하게 느껴지는 면이 있다. 제목 쓸 공간도 부족한데 '광고'라고 명시해야 하고, 수시로 광고임을 알리게 하면 오히려 더 광고를 드러내지 않게 될 수도 있다"고 했다. MCN업계 관계자는 "블로그 적용 가이드라인에 영상이 추가된 방식인데 영상의 성격이 반영이 잘 안 된 것 같다. 5분마다 고지하게 하는 건 과도한 면이 있다. 방송도 이렇게까지는 하지 않는다"고 했다.
 

▲ 청와대가 피키캐스트에 의뢰한 웹드라마 형식의 브랜디드 콘텐츠 화면 갈무리.


'리뷰 콘텐츠 뒷광고'와 '브랜디드 콘텐츠'를 구분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청와대가 피키캐스트에 의뢰해 제작한 치매국가책임제 정책 광고는 영상 말미에 청와대 로고가 드러나지만 '유료광고포함' 메시지가 뜨지 않는다. 웹드라마의 형식을 빌려 정책 광고라는 사실이 반전 요소로 들어가는 상황이라 광고 고지가 흐름을 깰 수 있다. 디지털 콘텐츠 제작사 관계자는 "맥락으로 이해 가능한 브랜디드콘텐츠까지 규제할 대상인지 의문이다. 유튜브 시장은 제작사가 진입하기에는 수익성이 떨어진다. 브랜디드 콘텐츠를 통해 겨우 버티고 있는데 '뒷광고' 여파가 여기까지 미치고 있어 답답하다"고 했다.
 

자율규제와 미디어 교육에도 주목해야
 

언론은 규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쏟아내고 있지만 어떤 규제를 도입해도 '뒷광고' 뿌리 뽑기는 불가능하다. 매일경제는 18일 "후기 가장한 '유튜버 뒷광고'..단속 손놓은 공정위" 기사를 내고 제대로 단속 못하는 공정위를 비판했지만 사인 간의 광고 거래 내역을 파헤치는 일 자체가 불가능에 가깝다. 광고 규제의 빈틈은 신문, 방송, 블로그 등 다른 미디어도 마찬가지다. 결국 규제뿐 아니라 창작자의 노력과 소비자의 능동적 대응이 맞물려야 한다.

한국MCN협회는 광고주협회 등 유관 단체와 MOU를 맺고 자율규제를 추진한다. 유튜브의 경우 '뒷광고' 뿐 아니라 허위정보, 음모론, 혐오차별표현 등 문제가 빈번하지만 자정 노력은 미미한 상황에서 전반적인 자율규제 논의가 필요하다. 박성조 한국MCN협회장은 "반성과 개선이 필요하다"며 "창작자, 플랫폼, 광고주 등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한 기구를 통한 논의가 이어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 부산 주감초등학교의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현장. 사진=금준경 기자.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도 강화될 필요가 있다. 정부는 범정부 차원의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정책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데 '광고 리터러시'에도 주목해야 한다. 이성철 교사는 "미디어 생산자를 둘러싼 맥락을 이해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리뷰어 채널이 업체와의 공생 관계를 통해 이윤을 창출하고, 이윤은 결국 채널의 주요 목적임을 알게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다양한 매체를 검색하고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능력을 기르고, 소비자로서 비판적 태도를 갖추는 것 등을 교육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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