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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속 기우가 현실에서 반지하 탈출 계획을 성공시키려면?


상위 계층 이동 불가한 현실 그린 블랙코미디
"돈 벌어 수십억대 저택 사겠다" 허무한 계획
계층사다리 놓고 빈부격차 줄이기 정부의 몫
국가장학금 혜택…부처별 취·창업지원제도 多
【서울=뉴시스】영화 '기생충'. 2019.06.20.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세종=뉴시스]이연희 기자 = ※이 글은 영화 '기생충'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아버지, 저는 오늘 근본적인 계획을 세웠습니다. 돈을 벌겠습니다. 아주 많이요. 대학, 취직, 결혼 다 좋지만 일단 돈부터 벌겠습니다. 돈을 벌면 이 집부터 사겠습니다. 이사 들어가는 날 저와 엄마는 정원에 서 있을게요. 햇살이 워낙 좋으니까요. 아버지는 그냥 계단만 올라오시면 됩니다. 그 날이 올 때까지 건강하세요. 그럼 이만."

지난 10일 2020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국제장편영화상, 각본상을 거머쥐며 한국과 세계의 영화사를 다시 쓴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의 마지막 장면, 기우(최우식)의 이 대사는 감동과는 거리가 멀다. 현실적으로 이뤄질 수 없는 꿈이기 때문이다.

주택 반지하에 사는 대학입시 4수생인 기우가 사겠다고 밝힌 이 집은 글로벌IT기업 최고경영자(CEO) 박동익(이선균) 사장의 최고급 저택이다. 서울에서 고급저택이 밀집한 성북동 부촌에서 대지면적 약 660㎡ 규모 주택의 매매가는 30억원을 호가한다. 유명 건축가 '남궁현자'의 손길을 거쳤으니 50억원 이상일 수도 있다. 관객들로 하여금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다니…"하며 혀를 끌끌 차게 할 뿐이다.

기우가 명문대생 친구인 민혁의 소개로 박 사장과 연교(조여정)의 고등학생 딸 다혜(정지소)의 고액과외를 맡게 된 계기로 '전원백수' 기우의 가족이 차례차례 박 사장 가족과 일하게 된다. 미대 지망생인 동생 기정(박소담)이 포토샵으로 감쪽같이 위조한 명문대 재학증명서가 일조했다.

미대 입시를 거의 포기한 상태였던 기정은 미국 일리노이주립대 응용미술을 전공한 제시카인 척 연기하며 다혜의 초등학생 동생 미술치료 교사를 맡았고, 아버지 기택(송강호)은 박 사장의 운전기사, 어머니 충숙(장혜진)은 집사 자리를 차지한다.

박 사장 가족이 집을 비웠던 어느 날 기우네 가족은 자신들 집인양 쾌적한 환경을 누리다 원래 집사였던 문광(이정은)이 찾아오면서 그 집의 비밀을 알게 된다. 그의 남편 근세(박명훈)가 4년3개월간 저택 지하에 숨어 살았던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서울=뉴시스】영화 '기생충'. 2019.06.20.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치킨집, 대왕카스테라 가게 등 기택의 사업이 연달아 망하면서 이 가족은 반지하 생활을 이어왔다. 그러나 반지하보다 더 가난하고 현실에 안주하는 근세는 햇빛 한 줌 들어오지 않는 지하에서 산다. 의지와는 상관 없이 그에게 집과 먹을 것을 나눠준 박 사장을 '리스펙'(rescpet) 하는 근세와 문광 부부는 극빈자 계층을 상징한다.

두 가족 모두 대왕카스테라 가게를 운영하다 망했고 박 사장 집에 기생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두 가족은 서로를 제거하려 든다. 박 사장을 속여왔다는 비밀이 들켰다가는 당장 생계가 끊길 처지가 되기 때문이다.

문광은 처음에 충숙에게 "충숙 언니, 불우이웃끼리 돕고 살아요"하며 남편에게 가끔 음식을 챙겨달라고 손을 내밀지만 충숙은 "나는 불우이웃 아니다"라며 강경하게 맞선다. 문광은 다시 호소한다. "저희는 불우해요. 저희는 돈도 없고 집도 없고 빚만 잔뜩 있어요."

갈등이 고조되면서 문광과 기정, 박 사장이 칼부림 끝에 사망하고, 기택은 증발한다. 병원에서 회복한 후 다시 반지하 집으로 돌아온 기우는 원래 하던 피자집 전단 아르바이트를 하며 근근히 돈을 번다. 친구가 선물했던 산수경석은 시냇물 속에 둔다. 신분상승의 욕구이자 희망을 불러일으켰던 수석은 시냇물 속에선 여느 돌덩어리와 다르지 않다.

그랬던 기우가 다시 '계획'을 세운다. 우연히 박 사장 집이 잘 들여다보이는 산에 올라갔다가 기택이 모스부호를 통해 지하실에 살고 있다는 점을 알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우가 그 주택을 사들여 아버지를 구출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는 결론이 나온다. 변변한 학력이나 직장, 기반이 부실한 기우가 큰 돈을 버는 유일한 방법은 정말로 복권 당첨일지도 모른다. 기우가 또다시 허황된 계획을 세우는 '망상'에 빠졌다고 해석하게 되는 이유다.

엄밀히 말하자면 기우의 '계획'에는 구체적인 실현 방안 자체가 누락됐다. 막연한 꿈이나 목표에 가깝다. 영화 후반부 폭우에 반지하 집이 물에잠기자 수재민 수용소에서 잠을 청하던 기우는 기택에게 "계획이 뭐냐"고 묻는다. 기택은 아들에게 "가장 좋은 계획은 무계획(no plan)"이라고 말한다. 치킨집, 대왕카스테라, 대리운전, 발렛파킹까지 손 댄 사업마다 실패를 거듭해야 했던 기택의 절망이 짙게 드리운 대사다.

빈부격차가 점점 커지고 계층 상승 기회가 차단되는 사회 현실을 그저 "어쩔 수 없다"며 자조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교육부와 고용노동부 등은 어린 학생부터 청년들에 이르기까지 계층사다리를 복원하기 위한 지원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기우는 20대 중반으로 젊고 몸도 많이 회복한 상태다. 현실을 직시하고 지금부터라도 정신을 차리고 열심히 살다보면 희망은 있다. 그러다 운도 조금 따라준다면 가끔은 믿을 수 없이 좋은 일도 생기는 법 아닌가. 초호화 저택을 금방 사지는 못하더라도 충숙과 기우 남은 두 가족이 조금은 유복하고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개인의 노력과 정부의 마중물을 적극 활용하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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