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홀·단전에 하늘·바닷길 끊기고 열차도 중단돼
'매우강'→'강'으로 줄었지만 시속 155㎞ 내륙 위협26일 오후 8시20분 기준 레이더 합성영상(기상청 제공) © 뉴스1 황덕현 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자 = 중심 부근 최대풍속이 초당 45㎧, 시속 162㎞까지 빨라지면서 26일 오전 강도가 '강'에서 '매우 강'으로 격상됐던 제8호 태풍 '바비'(Bavi)가 다시 강도 '강' 상태로 격하됐다.

좀더 서쪽으로 이동해 북상하면서 부산 인근과 동해안 등은 영향 범위에서 멀어진 상태다. 그러나 내륙 피해 가능성은 여전히 높고, 이미 제주와 남부 지방에 많은 피해를 끼친 상태다.

기상청의 26일 오후 7시 김동진 국가태풍센터 태풍예보관 명의 제8-23호 태풍통보문에 따르면 태풍 바비는 오후 6시께 목포 서남서쪽 약 190㎞에 위치했다. 동경 124.4도, 북위 34.3도 지점이다.

중심기압 950hPa(헥토파스칼), 중심부근 최대풍속 시속 155㎞(초속 43m), 강풍반경 310㎞, 폭풍반경 110㎞ 수준이다.

바비는 27일 오전 0시께 충남 서산 서남서쪽 약 170㎞ 부근 해상을 지나친 뒤 오전 6시에는 백령도 동북동쪽 약 70㎞부근 황해도 옹진반도 인근 육상에 올라선다.

태풍정보 상세 최근접 예상정보에 따르면 광주는 오늘 오후 10시, 대전은 27일 오전 2시, 서울은 오전 5시께 태풍의 눈과 가장 가까운 거리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관계자는 "제주 서쪽 해상을 지나며 오늘 저녁 서해상으로 진입하며, 30도보다 낮은 수온역을 지나면서 조금씩 태풍이 약해지겠다"고 말했다. 진행 속도 상승에 대해서는 "동쪽의 상층 고기압과 서쪽에서 다가오는 주변 기압계에 의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심부근 최대풍속을 기준으로 하는 태풍 강도 표시에 따라 '매우 강'에서 '강'으로 격하한 태풍은 역대급 강풍 기록 경신까지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6일 오후 6시 기준 태풍 바비 예상 경로(기상청 제공) © 뉴스1 황덕현 기자
오후 7시30분 조남산 기상청 예보국 총괄예보관 명의 제8-288호 기상속보에 따르면 오후 8시까지 순간 최대풍속 최곳값은 전남 신안 가거도의 43.4㎧(시속 156㎞)다. 진도 서거차도와 제주 윗세오름에도 각각 36.4㎧(시속 131㎞)로 거셌다.

바람은 충청권까지 거세게 불어오고 있다. 충남 예산에도 21.3㎧(시속 77㎞) 바람이 불었고, 태안에도 19.2㎧(시속 69㎞) 강풍이 기록됐다.

25일 오전 0시부터 이날(26일) 오후 8시까지 누적강수량은 제주 삼각봉에서 429.0㎜로 기록돼 전국 최곳값으로 파악됐다.

내륙에서는 전남 화순(이양)에 114.5㎜, 강진에 111.0㎜가 기록됐으며, 지리산 자락인 경남 산청에도 42.5㎜, 진주 36.5㎜가 확인됐다.

기상청은 태풍 바비 영향으로 예상되는 강수량은 전라와 제주, 지리산 부근에 100~300㎜, 경북 서부 내륙, 경남 남해안, 서해5도에 50~150㎜, 그밖의 전국에 30~100㎜ 비가 쏟아질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지난해 링링 당시 일 최대 순간풍속은 전남 신안 흑산도에서 54.4㎧가 기록됐고, 피해규모는 333억원에 인명피해도 4명 발생했다. 2012년 8월 볼라벤 북상 당시에는 일 최대 순간풍속이 전남 완도에서 51.8㎧로 기록됐으며, 인명피해는 11명, 피해규모는 6364억원에 달했다.

앞서 우진규 기상청 예보국 예보분석팀 예보분석관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바비는 이 두 태풍보다 중심기압이 낮고, 강한 바람 풍속도 강할 것으로 예상돼 말씀드린 피해 규모보다 더 높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바비 직접 영향을 받고 있는 제주는 이미 고통을 겪었다. 우선 한국전력공사 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제주에서는 약 260여 세대에 정전이 발생했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도 이날 오후 5시까지 안전사고 130건을 조치한 상태다.

도청 방면의 제주 연동의 도로에는 신호등이 떨어졌고, 아라2동에서는 가로등이 꺾이며 도로를 덮쳤다. 도련1동 도련사거리 인근 도로에 지름 약 27㎝ 싱크홀이 생겼고, 서귀포 대정읍 상모리 해안도로 일부 구간이 침수돼 차량 진입이 통제됐다.

항공기, 여객선도 모두 끊겨 제주는 완전고립 상태가 됐다. 이날 제주국제공항에서는 항공기 463편(출발 231·도착 232), 제주항에서는 여객선 15척(출발 8·도착 7)이 운항할 예정이었으나 악천후로 전편 결항됐었다.

강풍이 예보된 전라, 서해안지역 철도도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국철도에 따르면 오후 5시부터 경전선 2개 열차, 밤 9시부터는 장항선 3개 열차가 운행을 중단하고 있다.

제주도 한라산 등산로와, 내륙의 광주 무등산, 월출산 등 주요 산 입산도 통제됐다.

전라남도는 국도 2개소, 지방도 3개소, 군도 1개소 등 총 6개소의 도로를 통제했다.

국도는 구례 냉천IC 램프(17호), 곡성 오산 성덕재(15호)이고, 지방도는 곡성 오곡(840호), 순천 월등(857호), 구례 성삼재(861호)이다. 군도는 구례 문척교(9호)다.

제주와 마찬가지로 전남지역 공항도 결항 사태를 빚고 있다. 광주공항에서 출발하는 김포와 양양, 제주 노선 총 46편이 모두 결항됐고, 여수공항에서 김포와 제주를 잇는 항공 26편이 결항됐다.

광주 광산소방서 구조대원들이 26일 오후 광주 광산구 월곡동 한 가전제품 판매점 외벽에서 사다리차로 현수막 제거 작업 도중 10m 상공에 고립된 시민을 구조하고 있다.(광주 광산소방서 제공) 2020.8.26/뉴스1
전남 신안 가거도관리사무소에 따르면 3세대가 단전돼 긴급 복구작업을 벌였다. 전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영암에서는 가로수가 쓰러지면서 도로를 덮치기도 했다.

강한 바람에 대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관련해 설치돼 있는 선별진료소 38개소도 철거됐다. 행정안전부 안전관리일일상황에 따르면 선별진료소 317개소(결박 279, 철거 38)에 안전조치가 완료됐으며, 양식장 시설보호도 533건 진행됐다.

지난해 링링 당시 일 최대 순간풍속은 전남 신안 흑산도에서 54.4㎧가 기록됐고, 피해규모는 333억원에 인명피해도 4명 발생했다. 2012년 8월 볼라벤 북상 당시에는 일 최대 순간풍속이 전남 완도에서 51.8㎧로 기록됐으며, 인명피해는 11명, 피해규모는 6364억원에 달했다. 우진규 기상청 예보국 예보분석팀 예보분석관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바비는 이 두 태풍보다 중심기압이 낮고, 강한 바람 풍속도 강할 것으로 예상돼 말씀드린 피해 규모보다 더 높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ac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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