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X파일’은 누가, 왜 만든 것일까. 보수진영 정치평론가가 불쑥 끄집어낸 X파일 논란이 여의도 정치권을 넘어 온라인과 소셜미디어를 타고 급속도로 확산 중이다. 문건 생산 주체와 의도를 두고도 여야가 서로 화살을 돌리며 신경전을 벌이는 양상이다.

이 문제는 야권 유력 대선주자를 조준하고 있는 X파일이 정치공작의 일환인지, 아니면 야권 내부 권력 암투의 산물인지 등을 가리는 문제로도 연결된다. 보수 성향 단체들이 ‘성명불상의 문건 최초 작성자’를 고발하면서 이 사안은 결국 수사 절차를 거쳐 규명될 가능성도 커졌다.

X파일 의혹을 처음 제기한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문건 생산지로 ‘정부기관’과 ‘여권’을 지목했다. 다만 추측을 전제로 한 말이다. 문건 전달자에 대해서는 “정치권 정보에 능통한 사람”이라는 수준에서만 설명한다. 그는 23일 SBS 방송에 출연해 “(X파일은) 또 다른 정치적 공방의 소재가 될 것이기 때문에 이 방송이 끝난 다음 집에 가면 바로 파쇄하겠다”고도 했다. 의혹 제기 4일 만에 진앙지라 할 수 있는 ‘문제적 문건’을 스스로 없애겠다고 한 것이다.

당사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지난 22일 “(장 소장이) 공기관과 집권당에서 개입해 작성한 것처럼 말하던데, 그렇다면 명백한 불법사찰”이라는 입장을 냈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도 이날 라디오에 나와 “불법사찰 가능성이 높다”고 힘을 보탰다. 하 의원은 X파일 일부인 6쪽 정도를 봤다면서 “몰래 사찰하지 않으면 알 수가 없는 내용이 태반이다. 권력을 가진 사람들만 알 수 있는 내용이다”고 했다.

같은 당 성일종 의원은 과거 ‘김대업 사건’ 등을 거론하며 “(X파일의) 진실 여부를 따지려면 엄청나게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누가 만들었느냐, 어느 기관에서 기본적 자료를 줬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제작해 유통한 원조”라며 “(송 대표는) 아니라고 하겠지만 맞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여권은 X파일 생산지로 국민의힘을 겨눈다. 송 대표는 라디오에서 “그동안 검찰총장 인사 검증 과정에서 야당 내부에서 여러 자료를 축적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야당이 2년 전 윤 전 총장 인사청문회를 준비하면서 모았던 의혹 관련 자료가 지금의 X파일이 됐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무소속 홍준표 의원 이름도 대뜸 꺼냈다. 그는 “아마 홍 의원이 가장 정확히 알고 있을 것”이라며 “(윤 전 총장이) 검찰 후배이고, 지난여름에 무엇을 했는지 다 알고 있는 분이 홍 의원”이라고 말했다. 김남국 의원도 “결국에는 새로운 후보를 옹립하기 위한 (야당의) 작업”이라는 논리를 폈다.

제주도를 방문 중이던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송 대표 발언에 “공당의 대표가 음모론에 가까운 말을 하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응수했다. X파일을 ‘잘 아는 인물’로 지목된 홍 의원도 “소위 윤석열 X파일을 본 일도 없고 알지도 못한다”고 반박했다.

X파일 파고를 정면돌파하기로 방향을 정한 윤 전 총장 캠프는 별도의 네거티브 대응팀을 가동키로 했다. 윤 전 총장 측은 여러 버전의 X파일을 입수해 확인한 결과 “대처 가능한 수준”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권 도전 선언도 예정대로 이달 안에 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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