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백신 협력 제안에…미국 “원숭이에게도 접종 안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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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백신 협력 제안에…미국 “원숭이에게도 접종 안 할 것”



러시아 정부가 세계 최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개발했다고 주장하고, 미국 정부에도 협력하자며 손을 내밀었지만 거절당했다. 지난 13일(이하 현지시간) 미 CNN 보도에서 러시아 정부 관료들은 “미국이 진행하고 있는 코로나19 백신 개발 프로그램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현재 미국은 ‘초고속 작전(OWS·Operation Wrap Speed)’이라 이름 붙인 코로나19 백신 개발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CNN 보도에서 러시아 정부의 한 고위 관료는 “미국은 우리의 백신이나 치료제에 대해 전반적으로 불신하는 것 같다”며 “이 때문에 미 정부가 제안을 수용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만약 우리 백신이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나면 미국이 왜 더 깊이 선택을 검토하지 않았는지, 이 문제에 왜 정치가 개입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에 대해 미 정부 관료들은 “러시아의 백신은 덜 익은 결과물(half baked)” “사람은 물론 원숭이에게도 접종할 일이 절대 없을 것”이라며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냈다. 다만 CNN은 러시아 업계 관계자 발언을 인용, 일부 미국 제약사는 이 백신에 관심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앞서 러시아 정부는 지난 11일 러시아가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성공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러시아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 센터가 개발한 ‘스푸트니크V’다. 1957년 소련 시절 세계 최초로 우주에 발사한 인공위성에서 이름을 따왔다.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필요한 모든 검증 절차를 거쳐 승인했다”며 자신의 딸도 이 백신을 접종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발표 직후 외신들은 러시아가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무리하게 따내기 위해 안전성과 효과가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백신을 상용화하려 한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영국 서섹스대 과학정책연구단의 오히드 야쿱 박사는 “러시아 백신은 맹물보다 나을 게 없는 반쪽짜리”라며 필수적인 임상 시험 단계가 생략된 백신 개발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야쿱 박사는 “현대 의학에서 (상용화 전) 임상 3상을 건너뛰는 건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임상 3상은 통상 수만 명을 대상으로 시행되는 상용화 전 마지막 단계이지만, 러시아 정부는 이달까지 임상 2상을 마치겠다고 밝혔을 뿐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러시아 측은 남미와 중동, 아시아 등지의 약 20개국에서 스푸트니크V 수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필리핀의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은 러시아로부터 백신 무상 공급 제안을 받은 사실을 밝히면서 오는 10월부터 스푸트니크V의 임상 3상을 필리핀에서 진행할 것을 예고했다.

이에 대해 카일리 매커내니 미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의 백신 승인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면서 “현재 미국에서 개발 중인 백신들은 엄격한 기준이 적용된 임상 3상 과정에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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