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 신호 사냥꾼’ 아레시보 망원경 파손…천문학계 노심초사
추락한 철제 케이블이 맞아 파손된 아레시보 전파망원경. 미국 센트럴플로리다대 제공
1963년 푸에르토리코에 세워져
세계 최대 전파망원경 지위 누리다
4년 전 중국 500m짜리에 자리 내줘
지름 305m 안테나 중 30m 부서져
지구 접근하는 소행성 탐지도 비상
직사각형 금속 패널이 다닥다닥 이어 붙은 동그란 형태의 지붕이 너덜거릴 정도로 부서져 있다. 금속 패널들은 공중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거나 아예 떨어져 바닥을 뒹군다. 폭탄이나 큰 비바람에 노출된 건축물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대파된 이 ‘물체’는 바로 아레시보 전파망원경이다. 카리브해의 섬나라 푸에르토리코에 1963년 세워졌으며 지름 305m짜리 거대한 접시 안테나가 핵심 장비다. 2016년 중국이 지름 500m짜리 전파망원경을 완공하기까지 50년 넘게 세계 최대 전파망원경의 지위를 유지하던 ‘거물’이었다. 그런데 이번 사고로 접시 가운데 30m가량이 크게 부서진 것이다.
망원경을 관리하는 미국 센트럴플로리다대는 즉각 천문대 운영을 중단했다. 천문대 파손은 굵기 7.6㎝짜리 철제 케이블이 끊어지면서 아래에 있던 접시 안테나를 강타해 벌어졌는데 원인은 아직 조사 중이다.
아레시보 전파망원경의 작동 중단이 관심을 끄는 건 이 망원경의 독특한 이력에 있다. 별에서 나오는 전파를 잡아내는 게 본업이지만, 과학계 일부에선 외계에서 날아들 가능성이 있는 인공적인 전파를 찾는 데 활용한다. 1960년대부터 시작한 ‘외계지적생명체 탐색계획(SETI)’을 수행하는 과학자들 얘기인데, 발달한 기계문명을 가진 외계인이 있다면 사람처럼 인공적으로 전파를 생성해 사용할 거라는 생각에서 출발한 연구다. 인공 전파는 중성자별 등에서 나오는 자연적인 전파와는 패턴이 확연히 달라 구별하기 쉽다.
‘외계인 흔적 사냥꾼’으로서 아레시보 전파망원경은 1974년엔 더 적극적인 역할도 했다. 지구에서 2만5000광년 떨어진 별들의 밀집 지역인 ‘M13 구상성단’을 겨냥해 지구를 소개하는 메시지를 쐈다. 메시지에는 태양계의 모습과 인간의 형체, DNA의 구조 등 외계 생명체가 있다면 궁금해할 법한 정보가 담겨 있었다.
아레시보 망원경이 이런 흥미로운 역할을 했지만 사실 복구가 시급한 이유는 최근 부여된 또 다른 역할 때문이기도 하다. 현재 아레시보 망원경은 지구 주변으로 접근하는 소행성을 찾는 핵심 장비로 쓰이고 있다. 소행성 연구는 우주의 기원을 규명하면서 동시에 지구와의 충돌로 인한 파국에 대비할 방법이기도 하다.
파손된 망원경이 언제 재가동할지는 불투명하다. 다만 2017년 9월 허리케인 마리아와 맞닥뜨리며 파손된 적이 있는데, 당시에는 복구까지 3개월이 걸렸다. 천문대 책임자인 센트럴플로리다대 프란시스코 코도바 박사는 “최대한 복구를 서둘러 전 세계 과학자들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문학계의 ‘노병’이 언제쯤 다시 일어설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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