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왜 자꾸 접을까…"변해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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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왜 자꾸 접을까…"변해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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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폴더블폰 '갤럭시Z 폴드2' /사진=삼성전자


"삼성 DNA로 모바일 경험 혁신하겠다."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이 지난 5일 열린 온라인 '갤럭시 언팩'에서 강조한 말이다. 기존과 전혀 다른 폼팩터(형태)와 사용성으로 이용자에게 새로운 가치와 경험을 제공하겠다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이는 삼성전자가 폴더블폰(접는폰)에 대대적으로 뛰어드는 이유기도 하다.

지난해 9월 첫 번째 폴더블폰 '갤럭시 폴드'(가로로 접는 폰)를 출시한 데 이어 올해 초에는 '갤럭시Z 플립'(세로로 접는 폰)을 내놨다. 오는 9월에는 세 번째 제품 '갤럭시Z 폴더2'를 내놓는다.

경쟁사와 비교해 공격적인 행보다. 소비자 관심을 끄는 데도 성공했다. 전작인 '갤럭시 폴드'는 240만 원에 달하는 고가임에도 출시 첫해 40만대 가량 판매됐다. 60여 개국에 순차적으로 출시할 때마다 '완판' 행진을 이으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두 번째로 출시된 '갤럭시Z 플립'도 전 세계 40여개국에 출시됐으며, 출하량은 150만대 정도로 추정된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전체 출하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미미하다. 소수 마니아의 전유물에 불과하다. 제품 개발비와 생산 투자·공급 안정화 등 막대한 투자비를 고려하면 '무모한 도전'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차라리 보급형 스마트폰에 주력하는 게 불황타개책이 될 수도 있다.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삼성전자는 왜 자꾸 스마트폰을 접을까.



"변해야 산다"…삼성이 접는 이유



삼성전자 폴더블폰 '갤럭시Z 폴드2' /사진=삼성전자


스마트폰 시장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고 있다.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2억9914만대로 전년 대비 20% 줄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에 중국 등 세계 주요 공장 중단 등의 여파가 겹쳤다. 하지만 시장 불황이 꼭 코로나 탓만은 아니다. 이미 스마트폰 시장은 몇 년 전 포화 상태에 이르렀으며, 길어진 제품 교체 주기로 수요도 줄어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전 세계 스마트폰 평균 교체 주기는 평균 45개월로 4년에 가깝다. 시장 초기 평균이었던 28개월에서 많이 증가한 수치다. 스마트폰 성능 상향 평준화로 한번 사면 고장 날 때까지 잘 바꾸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 제조사들이 시장 불황 타개책으로 내놓은 게 '5G(5세대 이동통신)와 '폼팩터' 변화다. 하지만 5G는 수요진작에 큰 힘이 되지 못했다. 4G LTE(롱텀에볼루션)를 사용해도 큰 불편함이 없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제조사는 자연스레 폼팩터 혁신으로 눈을 돌리 수 밖에 없게 됐다. 기존 제품 형태에서 벗어난 외관과 형태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가령 넷플릭스·유튜브 등 영상 콘텐츠와 게임 소비가 크고 늘고 있는데, 화면 크기만 늘리면 휴대성이 떨어지게 된다. 화면을 접고 펴는 폴더블폰이라면 이를 동시 만족할 수 있다. 또 펴고 접는 재미를 이용한 새로운 서비스도 나올 수 있다. 기능적인 측면뿐 아니라 '갖고 싶다'는 소비심리까지 유발한다. 올 초 출시한 갤럭시Z 플립이 대표적이다. 마치 여성용 콤팩트파운데이션 같은 디자인으로 여성 이용자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갤럭시노트' 성공 경험…걷지 않은 길 간다



삼성전자 폴더블폰 '갤럭시Z 플립 5G'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폴더블폰에 과감히 투자할 수 있었던 배경은 또 있다. '갤럭시노트' 시리즈 성공 경험과 노하우다. 삼성전자는 2011년 '직접 필기하는 대화면폰'이라는 콘셉트로 갤럭시노트를 출시, 새로운 스마트폰 시장 장르를 열었다. 제품 형태가 바뀌는 폼팩터 혁신은 아니었지만, 사용 경험을 혁신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매년 한 단계 진화한 갤럭시노트를 선보였고, 현재는 '갤럭시S' 시리즈와 함께 삼성 스마트폰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또 노트 시리즈만 고집하는 마니아까지 만들어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과거에는 갤럭시노트가 일종의 틈새시장을 노렸던 제품이었지만, 지금은 갤럭시S 시리즈와 맞먹는 핵심 제품"이라고 귀띔했다.

역발상 전략이었다. 이용자 기호에 맞춰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아닌 이용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적극적으로 제시함으로써 새로운 수요를 창출한 것이다. 이는 노 사장이 "사용자 경험을 혁신하겠다"고 말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시장을 따라가기 보다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겠다는 각오다. 삼성전자가 올 초 폴더블폰 브랜드 '갤럭시Z'를 내세운 것도 갤럭시노트에 이은 또 다른 삼성전자 독자 브랜드로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 폴더블폰 '갤럭시Z 폴드2' /사진=삼성전자


하지만 폴더블폰 시장 안착을 위해 풀어야 할 숙제도 남아 있다. 최대 변수는 '가격'이다. 현재 폴더블 제품은 200만원 중반으로 플래그십 스마트폰과 비교하면 100만원 가량 비싸다. '갤럭시노트' 시리즈처럼 스마트폰 시장의 또다른 주류가 되려면 풀어야 될 변수다.

공급 안정화도 이뤄져야 한다. 폴더블폰은 제조 공정이 복잡하고 어렵다. 아직 대량 생산이 녹록치 않다. 가격을 낮추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폴더블폰 카테고리를 확장해나가는 것은 당장 눈앞의 수익이 아닌 미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포석"이라며 "특히 올해 출시하는 갤럭시Z 폴드2는 진화한 2세대 모델이자 높은 완성도로 폴더블폰 대중화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어젖힐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SA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100만대였던 폴더블 스마트폰 출하량이 5년 뒤인 2025년에는 약 1억 대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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