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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상·환청 속 범행”…27명 사상 모텔 방화범 징역 2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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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이호규 기자]


모텔에 불을 질러 27명의 사상자를 낸 방화범이 징역 25년형을 선고받았다.

범인은 조현병 등으로 인한 심신미약 상태였음을 인정받았지만 불길이 다른 방으로 퍼지기 시작한 '골든타임' 동안 옆방에조차 화재를 알리거나 구호 조치를 하지 않아 중형이 선고됐다.

광주지법 형사12부(노재호 부장판사)는 10일 현존건조물 방화치사상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모(40)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씨가 조현병 등 정신적 장애로 인해 망상·환청·판단력 손상에 시달리며 심신미약 상태였던 점은 인정된다"며 "건물 구조로 인해 20분 만에 불이 진화됐음에도 유독가스와 연기가 급속히 내부에 퍼져 인명피해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 방화벽 설치 여부도 의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김씨가 불을 지르고 달아났다가 객실로 돌아온 1분 40초 동안 화염이 순식간에 퍼졌다"며 "골든타임에 김씨가 옆방에 알리거나 카운터, 경찰에 신고했더라면 인명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재판부는 "적어도 옆방 투숙객 2명에 대해서는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된다. 심신미약 상태를 감안해도 비난 가능성이 높아 장기간 사회에서 격리해 엄중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지난해 12월 22일 오전 5시 30분께 광주 북구 두암동 한 모텔 3층 객실에 불을 질러 투숙객 3명이 숨지고 24명이 연기흡입 등으로 중경상을 입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김씨는 객실 베개 솜에 불을 붙인 뒤 화장지와 이불을 덮어 불을 키웠다.

그는 범행 직후 건물 밖으로 달아났으나 객실에 놓고 온 짐을 챙기려고 다시 들어갔다가 연기해 질식해 쓰러졌다.

김씨는 병원에 이송돼 치료를 받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김씨는 수사 기관에서 "누군가의 공격과 감시를 받고 있다"며 공격자가 던진 베개를 찢었다고 횡설수설했다.

그는 과거 정신질환 치료 기록은 없으나 법원은 치료감호소 검사 결과 등을 통해 정신질환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모텔 화재 피해자는 애초 사망 3명·부상 30명으로 파악됐으나 경증 환자를 제외하고 사망 3명·부상 24명으로 집계됐으며 건물에도 10억원대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구속영장 실질심사 받는 광주 모텔 방화범 (사진=연합뉴스)

이호규기자 donnie@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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