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이달 14일까지 간다' 북극서 밀려온 찬 공기로 역대 최장 장마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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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이달 14일까지 간다' 북극서 밀려온 찬 공기로 역대 최장 장마 가능성

보헤미안 0 653 0 0


4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한강이 불어난 모습이다. 수일째 이어지는 폭우로 한강의 물빛이 황토색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제공


6월 말부터 시작된 장마가 이어지면서 홍수와 산사태로 인명과 재산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장마가 길면 이달 14일까지 이어진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더 많은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번 장마는 기후변화 영향으로 추정되는 북극의 이상 고온 현상으로 한반도 주변으로 밀려온 찬 공기가 장마전선을 오랜 기간 머무르게 한 것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기상청은 이달 4일 발표한 10일 중기예보에서 “7일과 8일은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9일과 10일은 중부지방과 전라도에 비가 오겠고, 11일에서 14일은 서울 및 경기도와 강원 영서에 비가 많이 내린다”고 밝혔다.

기상청 예보대로 최대 14일까지 중부지방의 장마가 이어진다면 장마기간이 52일로 2013년 49일보다 긴 역대 최장 장마기간이 된다. 제주도의 장마 기간은 6월 10일부터 7월 28일까지 49일로 1973년 이후 가장 긴 해로 기록됐다. 중부지방과 함께 6월 24일 시작된 남부지방의 장마는 지난달 30일 끝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10일까지 오는 비가 장마로 인정된다면 남부지방의 장마 기간도 48일에 달하게 된다.

장마가 이어지며 7월 기온은 평년보다 낮았다. 여름에 들어서기 전만 해도 이번 여름은 무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기상청은 5월 올해 여름철 전망을 내며 올여름은 평년보다 0.5~1.5도 높고 폭염일수도 늘 것이라고 예보했다. 실제 6월 평균기온은 22.8도로 평년보다 1.6도 높아 1973년 이후 역대 가장 더웠던 6월로 기록됐다.

하지만 6월과 달리 7월 1일부터 28일까지 전국 평균기온은 평년보다 2도 낮은 22.5도에 머물렀다. 이는 1973년 이후 48년 중 45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7월 중 폭염 일수도 0.1일로 45위를 기록했고 열대야 일수도 0.1일로 44위를 기록했다. 7월 중 평년 폭염 일수는 3.8일, 열대야 일수는 2.2일이다.

지난달 1일부터 29일까지 약 5.5km 고도의 기압도다. 북극 고온현상으로 발생한 습한 찬공기가 중국 북동부 고압대에 막혀 한반도로 내려오고 북태평양고기압과 만나며 오랜 기간 장마전선이 형성됐다. 기상청 제공 


기상청은 기온이 선선하고 장마철이 길어진 원인으로 한반도 인근에 찬 공기가 계속 머무른 점을 꼽았다. 이는 기후변화의 나비효과로 풀이된다. 6월 20일 시베리아 베르호얀스크의 온도가 38도를 기록하는 등 시베리아가 6월 이상 고온현상을 겪으면서 북극에도 고온현상이 발생했다. 이 현상은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추측된다. 고온현상으로 북극의 얼음이 녹으며 수증기를 다량 포함한 찬 공기가 발생했다. 이 찬 공기는 러시아 우랄산맥과 중국 북동부에 발생한 고압대에 가로막혀 한반도를 향해 남하했다.

남하한 찬 공기는 정체전선이 한반도에 오래 머무르도록 했다. 찬 공기 때문에 여름이면 한반도를 덮는 따뜻하고 습한 북태평양고기압이 북상하지 못하고 일본 남쪽에 머무르며 찬 공기와 함께 강한 정체전선을 만들었다. 그사이 한반도는 찬 공기의 영향을 받은 데다 흐리거나 비가 오는 날이 많아지며 온도가 오르지 못했다. 여기에 중국 남부까지 동서로 길게 자리 잡은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수증기가 다량 유입돼 폭우를 뿌렸다. 수증기가 대기 중 좁은 길을 타고 흐르는 ‘대기의 강’ 현상이다.

중국과 일본에 이어진 폭우도 한반도에 영향을 줬다. 6월 이후 정체전선이 중국 중부와 남부, 남해 먼바다, 일본열도에 위치하면서 중국 장강 일대와 일본 규슈에서 두 달이 넘는 기간 폭우가 내렸다. 일본 남쪽부터 중국 중남부까지 이어진 북태평양고기압이 인도양과 열대 서태평양에서 정체전선에 수증기를 유입시키는 역할을 하며 일본과 중국의 폭우로 이어졌고 한반도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한편 이달 5일까지도 많은 양의 비가 내릴 전망이다. 기상청은 서울과 경기, 강원영서, 충청북부 등에 이달 2일부터 5일까지 최대 500mm 이상의 폭우가 올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4호 태풍 ‘하구핏’이 중국 중부에서 소멸하면서 내뿜은 열과 수증기가 정체전선을 타고 한반도로 유입되면서 5일 이후 비의 강도와 강수량이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예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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