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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딸 살해혐의' 아버지, '징역 22년→무죄'로 뒤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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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무한한 삶 가능성 송두리째 상실"
2심 "살해 의심 들지만 증명 안돼…사고사 가능성"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여자친구가 미워한다는 이유로 자신의 친딸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중국인 남성에게 무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장모씨(42)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8일 밝혔다.

장씨는 2019년 8월 서울 강서구의 한 호텔 욕실에서 자신의 딸(당시 7세)을 목 졸라 사망(경부압박 질식사 및 익사)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장씨는 2017년 전 부인과 이혼했고, 두 달 뒤부터 여자친구인 A씨와 중국에서 동거해왔다.

A씨는 장씨와 사귀면서 장씨의 딸을 만나면 장씨에게 안 좋은 일이 생긴다고 여겼고 장씨의 딸을 '마귀'라고 부르기도 했다. 특히 A씨는 장씨와 동거 중 장씨의 아이를 2번 유산했는데, 그 이유도 장씨의 딸 때문이라고 생각하며 장씨의 딸을 극도로 증오하기에 이르렀다.

검찰은 A씨가 극단적 선택까지 시도하자 결국 장씨가 자신의 딸을 살해하기로 마음먹고, 2019년 자신의 딸과 함께 한국에 입국한 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판단했다.

장씨는 2019년 8월7일 딸과 함께 한강유람선을 탄 뒤 밤 1158분 호텔로 들어갔고 8일 새벽 0시42분쯤 맥주를 들고 방을 나왔다. 장씨는 흡연구역으로 이동해 전화 통화를 하거나 담배를 피운 다음 휴대전화를 보다가 1시40분쯤 객실로 들어갔다. 그 사이 방에 출입한 사람은 없었다.

장씨는 "외출 뒤 돌아와 보니 딸이 욕조 안에 떠있었다"며 살인 혐의를 극구 부인했다. 한국어를 전혀 못 하는 자신이 중국이 아닌 한국에서, 그것도 다른 사람이 출입한 흔적이 없어 범인으로 의심받기 쉬운 호텔 객실에서 딸을 살해할 이유도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검찰은 메신저앱을 통해 A씨가 "강변에 던져 죽여버려라"라는 말을 하고, 장씨가 "한강에서 딸을 밀어버릴 수도 있다. 중요한 몇 군데는 카메라가 있다", "오늘 저녁 호텔 도착 전에 필히 성공한다"라는 대화를 나눈 것을 근거로 살인을 계획했다고 보고 장씨를 재판에 넘겼다.

1심은 장씨가 A씨와 피해자를 욕조에서 살해하는 방안에 대해 의논한 적이 있었고, 부검을 담당한 법의관이 익사의 가능성이 고려된다며 타인의 개입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한 점 등을 들어 장씨의 살인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 앞에 펼쳐졌을 무한한 삶의 가능성이 송두리째 상실됐다"면서 "피해자는 아버지에 의해 살해당했고, 어머니는 장씨가 피해자를 살해했을리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어 피해자의 안타까운 죽음에 대해 장씨의 엄벌을 탄원해 줄 사람조차 없다고 하더라도, 법원은 피해자의 소중한 생명을 빼앗은 피고인에게 책임에 상응하는 처벌을 가할 책무가 있다"며 징역 22년을 선고했다.

반면 2심은 1심의 판단을 완전히 뒤집고 장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장씨가 A씨와 딸의 살해를 공모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상당한 의심이 들기는 한다"면서도, "피해자의 양쪽 눈부위, 눈꺼풀결막, 입안 점막에 나타난 점출혈은 심폐소생술로 인해 일시적으로 갑자기 혈압이 상승하거나 혈류가 쌓이면서 점출혈이 나타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전적으로 부정하기는 어려워 보이고, 피해자가 욕조 안에서 미끄러져 쓰러지면서 욕조 물에 코와 입이 잠기고, 피해자의 목이 접혀 경정맥(목에 분포하는 정맥)이 막혔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장씨가 딸과 함께 자주 여행을 다니는 등 유대관계가 좋았고, 전 부인도 장씨가 딸을 정성스레 돌봤으며 양육하는데 모든 노력을 다했다고 진술한 점, 여자친구가 딸을 싫어한다고 하더라도 딸이 전부인과 살고 있어 면접·교섭 횟수를 줄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살해까지 나아갈 동기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장씨는 계속해서 벽을 치고 크게 울면서 통곡했다. 통상적으로 사고를 당한 딸을 봤을 때 부모들이 괴로워하는 모습처럼 보였다"는 구급대원의 진술과 전처의 반대에도 딸의 부검을 주장한 점도 고려됐다.

검사는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무죄를 선고한 2심 판결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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