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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의 신' 내년에 '불사조' 착륙..인류 구세주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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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소행성 ‘베누’에 접근하는 탐사선 ‘오시리스’ 상상도. 표면에서 채취한 암석을 싣고 2023년 지구로 귀환할 예정이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제공

흙과 모래, 작은 돌을 잔뜩 뿌려 놓은 종이 위에 짙은 회색 물감을 쏟아부은 듯한 풍경은 지구 여느 황무지의 밤 풍경과 닮았다. 사진에 잡힌 어디를 둘러봐도 생물의 기척이라고는 느끼기 어렵다. 태양계 내 소행성 ‘베누(Bennu)’의 모습이다. 고대 이집트 신화 속 불사조를 뜻하는 베누는 지구와의 거리가 1억3000만㎞로, 지름은 500m에 이른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이 소행성 표면을 들여다보기 시작한 건 지난해 12월부터이다. 낱낱이 사진을 찍어 일종의 지형도까지 만들었다. 지난주 NASA는 베누의 북반구에 위치한 ‘나이팅게일’이라는 지점에 탐사선을 착륙시키겠다고 발표했다.

이미 화성과 금성 등 지구 곳곳의 행성에 직접 가거나 카메라를 들이댄 NASA가 작은 소행성에 공을 들여 굳이 착륙까지 하는 이유는 뭘까. 가장 큰 이유는 소행성이 태양계 탄생 때의 우주 환경을 그대로 품은 타임캡슐이기 때문이다. 소행성은 태양계가 막 형성되던 45억년 전에 한꺼번에 생겼는데, 지구나 화성처럼 바람이 불고, 지각 변동이 생기는 일을 겪지 않았다. 행성이 되지 못한 작은 파편들이기 때문에 이렇다 할 기후나 지질 활동이 없었다. 영하 200도가 넘는 우주라는 고요한 냉동고에서 시간이 정지한 듯 태양계 형성 초기에 가졌던 물질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는 얘기다.

‘베누’서 암석 모아 2023년 귀환

태양계 초기 조명도 중요하지만

2135년 지구 옆 통과 요주의 천체

‘베누’의 구성 성분 정밀 분석해

‘소행성 공격’ 대비책 마련이 핵심

이런 소행성 가운데 하나인 베누에 내려앉을 탐사선의 이름은 ‘오시리스 렉스(OSIRIS-REx)’이다. 공교롭게 오시리스도 베누처럼 이집트 신화 속에 등장하는데, ‘저승의 신’을 맡고 있다. 오시리스가 베누에 ‘터치다운’을 시도하는 건 내년 8월이다. 성공한다면 표면에 널려 있는 암석을 60g 이상 긁어올 예정이다. 2021년 베누를 떠나는 오시리스는 2023년 지구의 품에 안긴다.

내년 8월 미국항공우주국(NASA) 탐사선이 착륙할 예정인 소행성 베누의 한 지점. 미국항공우주국(NASA) 제공

베누가 주목받는 데에는 태양계 초기의 모습을 조명하려는 목적 외에 좀 더 절박한 이유가 있다. 바로 지구를 위협하는 천체이기 때문이다.

2135년 베누는 지구와 달 사이 거리인 38만㎞ 안쪽까지 파고들어 지구 옆을 통과한다. 충돌 확률은 2700분의 1이다. 충돌하지 않을 확률이 훨씬 크지만 ‘요주의 천체’인 것은 분명하다. 과학계는 지구에서 약 750만㎞ 안쪽으로 접근하고 지름이 140m가 넘으면 ‘지구위협소행성’으로 분류한다. 베누는 이보다 훨씬 가까이 접근하면서도 지름은 3배가 넘는다.

베누가 만약 지구와 충돌한다면 작은 나라 하나 정도는 지도 위에서 지우기에 충분한 능력을 지녔다. 충돌 시점에 재앙을 피했다고 해도 지각과 충돌하며 생긴 먼지 분출이나 쓰나미 등으로 지구에 2차 재앙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베누가 지구로 달려드는 일이 현실화한다면 이를 부수거나 다른 방향으로 밀어내는 게 해결책이다. 그런데 가장 좋은 해결책을 선택하려면 베누 몸체를 구성하는 성분이 무엇인지 아는 게 중요하다.

만약 단단한 재질이라면 물리적인 충격을 줘 대응할 수도 있다. 소행성에 폭발물을 설치해 부수는 식이다. 이 작전을 완벽하게 성공시키려면 밀도를 정확히 아는 게 중요하다. 같은 크기라도 돌멩이에 구멍을 내려면 망치와 정이 필요하지만, 테니스공에는 송곳만 있어도 가능한 이유다. 문용재 경희대 우주과학과 교수는 “소행성 내부의 구성 성분이 뭔지, 유사시에 폭발물을 탑재한 우주선의 접근을 막을 가스가 분출하지는 않을지 등을 미리 분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물리적 충격을 쉽게 흡수하거나 반대로 웬만한 충격에는 흠집도 안 날 정도의 소행성이라면 태양광이나 레이저를 소행성 표면에 쏴 분출물을 만들거나 큰 우주선을 소행성 옆에 슬쩍 접근시켜 중력을 형성하는 방법으로 대응할 수 있다. 소행성을 부수는 대신 지구로 향하는 기존 궤도를 교란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 방법을 쓰려면 지구로 접근하기까지 비교적 오랜 시간이 남아 있어야 한다. 이런 방법으로는 자동차 운전대를 돌려 유턴하듯 방향을 크게 바꾸는 건 어렵기 때문이다. 베누에 대한 정밀 분석이 언제가 찾아올 수 있는 ‘소행성 공격’에서 인류 멸망을 막을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소행성을 ‘우주 보급기지’ 만드는

‘우주 우물’ 파기 첫 실험 될 수도

구성 성분을 분석하는 일은 소행성을 ‘우주 보급기지’로 만드는 데에도 중요하다. 문홍규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우주 개척을 위해 필요한 물을 지구 대신 소행성에서 추출하는 시도가 세계 과학계와 기업에서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지구 중력을 뿌리치고 물을 달이나 또 다른 행성의 우주기지로 옮기려면 엄청난 비용이 들지만 지구 근처에 떠도는 소행성을 포획해 물을 얻으면 비용이 훨씬 내려간다. 베누에 대한 탐사가 ‘우주 우물’을 파는 시도의 첫걸음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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