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터카 3일 빌렸다 4200만원 폭탄…사고 땐 호갱 "차라리 차 살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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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터카 3일 빌렸다 4200만원 폭탄…사고 땐 호갱 "차라리 차 살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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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릴 땐 하하호호, 사고 땐 허허허
사고처리 땐 '소유'보다 못한 '공유'
5~10월 렌터카 '피해주의보' 발령


[사진 및 자료 출처=픽사베이, 한국소비자원] 



[세상만車] #A씨는 3일 동안 렌터카를 빌렸다. 사고를 대비해 자기차량손해보험에 가입했다. 사고가 났을 때 보험사가 면책금과 휴차료를 지불하지 않는 조건으로 계약했다. 대여 기간 중 사고가 났다. 강씨는 보험에 가입했기에 큰 손해는 보지 않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렌터카 업체는 수리비, 휴차료, 감가상각비 등으로 강씨에게 4200만원을 청구했다.

B씨는 렌터카를 타고가다 앞 타이어에서 연기가 발생하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렌터카 업체에 이 사실을 알리고 계약을 해지했다. 그러나 렌터카 업체는 B씨가 사이드 브레이크를 해제하지 않고 주행해 연기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수리비 500만원과 휴차료 300만원도 청구했다.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렌터카 피해 사례다.

렌터카는 소유로 발생하는 구매 및 유지 관리 비용 부담을 줄여줘 인기다. 공유경제 바람을 타고 쏘카, 그린카, 딜카 등이 10분 단위로 차량을 빌려탈 수 있는 초단기 렌터카 서비스인 카셰어링(차량 공유)도 선보였다.

경제적 능력이 아직은 부족하거나 차량 이용이 많지 않거나 살인까지 일으키는 주차 문제에서 벗어나고 싶은 사람들이 카셰어링을 선호한다.

[사진 출처=쏘카] 


코로나19로 다른 사람과 접촉을 최대한 피하는 비대면 문화가 형성되면서 대중교통 대신 카셰어링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카셰어링으로 차를 빌린 뒤 캠핑, 출장, 조문 등 장거리 이동용으로 사용하는 사람들도 증가했다.

이용도 편리해졌다. 24시간 내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빌릴 수 있다. 대여 장소도 많다. 쏘카의 경우 전국 110개 도시 4000여 개 쏘카존에서 차량 1만3000대를 운영하고 있다. 쏘카 회원만 600만명 이상이다.

그러나 렌터카는 치명적 약점이 있다. 사고 처리다. 사고가 나면 차량 소유 때보다 더 큰 손해를 볼 수 있다. 기분 좋은 웃음을 연상시키는 번호판 '하하하 호호호'와 달리 '허허허' 탄식과 분통이 터진다.
 

수리비 휴차료 과다 청구 많아



[사진 출처=매경DB] 


괜한 걱정이 아니다. 한국소비자원에는 매년 200건이 넘는 소비자 피해구제 신청이 접수됐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렌터카 관련 피해구제 신청 건수는 2017290건, 2018253건, 2019276건으로 집계됐다.

피해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기는 5~10월이다. 나들이와 여름휴가로 렌터카 이용이 많아지는 만큼 피해도 늘었다.

소비자 피해구제 신청 건수 819건(2017~2019년 기준)을 월별로 분석한 결과 피해구제 신청이 가장 많이 접수된 시기는 7월(11.4%)이다. 그다음으로 10월(9.9%), 8월(9.8%), 5월(9.4%), 6월과 9월(각각 8.7%) 순이다.

렌터카 종류별 피해구제 신청건수를 살펴보면 일단위로 빌리는 일반렌터카가 499건으로 가장 많았다. 카셰어링은 220건, 장기렌터카는 100건으로 집계됐다.

피해 유형으로는 이용자 손실이 크게 발생하는 사고 관련 피해가 382건(46.6%)으로 가장 많았다. 계약 관련 피해는 282건(34.4%), 관리 미흡 피해는 48건(5.9%)으로 그 뒤를 이었다.

일반 렌터카와 카셰어링의 경우 사고 관련 피해가 절반에 달했다. 각각 252건(50.5%)과 105건(47.7%)에 달했다. 장기렌터카는 계약 관련 피해가 54건(54%)으로 나왔다.

사고 관련 피해 382건을 분석(중복 포함)한 결과 렌터카 업체가 수리비를 부풀려 요구하는 수리비 과다 청구가 267건(69.9%)으로 가장 많았다. 렌터카 수리기간 영업 활동을 하지 못해 발생한 손실을 이용자에게 과도하게 달라고 하는 휴차료 과다 청구도 185건(48.4%)에 달했다. 사고가 났을 때 손해배상책임을 면제해주는 조건으로 받는 면책금 및 자기부담금을 과다 청구한 사례는 159건(41.6%)으로 집계됐다. 평균 청구 금액은 수리비가 182만원, 휴차료가 73만원, 면책금 및 자기부담금 60만원으로 나타났다.
 

렌터카 호갱(호구+고객) 되지 않으려면



[자료 출처=한국소비자원]


렌터카를 이용할 때 보험 가입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렌터카 업체는 이용자에게 수수료를 받고 차량파손 때 손해배상책임을 면제해주는 차량손해면책 서비스를 '일반·완전 자차' 상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일반 자차는 사고가 났을 때 이용자가 면책금과 수리 기간 동안 발생하는 영업 손실 비용인 휴차료를 부담해야 한다. 완전 자차는 일반적으로 면책금과 휴차료를 내지 않는다. '슈퍼 자차'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용료는 완전 자차가 비싸지만 일반 자차에 가입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수리비와 휴차료 바가지 문제를 겪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업체가 '완전 자차'라고 광고하더라도 약관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약관에 일반 자차처럼 '면책금을 내야 한다'는 문구를 넣어 둔 업체가 있기 때문이다.


자차 상품 대신 손해보험사가 판매하는 렌터카 특약에 가입하는 방법도 있다. 보험료는 1일 기준으로 5000~1만원 정도다. 보상항목과 자기부담금은 보험사마다 다르다. 렌터카 특약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쉽고 빠르게 가입할 수도 있다. 단, 주의해야 할 게 있다. 렌터카 특약이 모든 손해를 보상해주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렌터카 특약은 가입자의 '도덕적 해이'를 이유로 가입자가 자기부담금을 내도록 설계됐다. 렌터카 업체에서 가입하는 일반 자차와 보상이 비슷한 수준이거나 휴차료 부담만 추가로 덜어주기 때문에 면책금이 없는 완전 자차보다는 혜택이 적은 경우가 많다. 렌터카가 자동차종합보험에 가입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비용을 아끼기 위해 종합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소규모 업체도 있기 때문이다.
 

이용자 10명 중 2명, 렌터카 고장 경험



[자료 출처=한국소비자원] 


렌터카 피해 구제 신청 사례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면책금이 없는 완전 자차가 아닌 일반 자차나 렌터카 특약을 선택했다면 차를 빌릴 때 차 상태를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 반납할 때 꼬투리를 잡아 수리비와 휴차료를 요구하는 악덕 렌터카 업체들이 많기 때문이다. 작은 돌로 생긴 흠집까지도 찾아낸 뒤 20~50만원을 요구하는 곳도 있다. 차량 관리를 제때 제대로 하지 않아 운행 중 갑작스러운 고장으로 낭패를 당할 수도 있다. 고장 책임을 이용자에게 떠넘기기도 한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7월 7~15일 단기 렌터카 이용자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서도 201명(20.1%)이 고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장 항목(중복응답)은 와이퍼(34.8%), 라이트(25.4%), 창문(22.4%), 브레이크(21.9%), 타이어(21.9%), 엔진(20.9%), 변속기(17.9%) 등으로 조사됐다. 브레이크, 타이어, 엔진, 변속기에서 고장이 발생하면 탑승자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5분 투자하면 50만원 아낀다



[사진 출처=매경DB] 


렌터카 상태를 살펴보는 시간은 5~10분이면 된다. 우선 업체 직원과 함께 스크래치, 사고흔적 등을 꼼꼼히 점검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범퍼·도어 밑 부분도 확인한다. 운전석에 앉아서는 주유상태를 점검하고 와이퍼, 에어컨, 비상등도 조작해본다. 돌에 튄 작은 흔적, 문콕 상처, 휠 흠집도 계약서에 기록해둔다. 흠집이나 고장난 곳은 업체 직원이 괜찮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함께 확인한 뒤 스마트폰이나 카메라로 촬영해둬야 한다. 영상 녹화해두면 더 좋다.

렌터카는 주행거리에 제한은 없지만 유류비는 이용자 부담이다. 초기보다 적은 양으로 반납할 경우 추가비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처음 렌터카를 받았을 때 상태로 반납하는 것이 좋다.

시간에 쫓겨 렌터카를 급하게 반납하다 보면 물건을 분실하는 경우가 많다. 반납 전 휴대폰과 지갑 등 소지품을 차에 놔두지 않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사고나 고장으로 렌터카를 사용하지 못할 경우 렌터카업체에 동급 차량으로 교체를 요구할 수 있다. 사고로 차량 운행이 불가능할 경우 렌터카 업체가 과다하게 휴차료를 요구할 수도 있다. 이를 예방하려면 렌터카를 반납할 때 수리 기간과 휴차료 근거 자료를 받아둔다. 업체 허락을 받아 설명 내용을 녹음하거나 영상으로 저장해두는 것도 괜찮다.
 

교통법규 위반 사고 내면 보상 못받아



[자료 출처=한국교통안전공단]


렌터카 보험에 가입했다고 안심할 수 없다. 운전자 중과실 사고를 내면 렌터카 보험으로 처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쏘카 이용자 금지 조항에 따르면 음주운전이나 무면허 운전은 물론 신호위반, 중앙선 침범, 속도 위반, 앞지르기 및 끼어들기 금지 및 방법 위반, 보행자 보호의무 위반, 통행방법 위반, 어린이 보호구역 내 어린이 상해 사고, 적재 방법 위반 등으로 발생한 손해는 책임지지 않는다. 손해배상금 및 페널티 금액을 이용자에게 부과할 수도 있다.

차량을 직접 소유한 뒤 자동차보험에 가입했을 때보다 보상해주지 않는 사고 항목이 많다. 손해보험사는 자동차보험 가입자가 운전자 중과실 사고를 냈더라도 무면허·음주·약물운전을 제외하고는 보험으로 처리해준다.

사고가 났을 때 상대방 차량의 수리비를 보장해주는 대물 배상한도도 적다. 1억원에 불과하다. 억을 넘어 '억억' 소리가 나는 벤츠, BMW, 포르쉐, 람보르기니, 페라리, 벤틀리 차량이 많아진 요즘에는 3억원 이상이 대세가 된 것을 감안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보험개발원 자동차보험 대물담보 금액별 가입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대물담보 가입 차량 17238000대 중 1억원 미만은 656000여 대에 그쳤다. 1억원도 884000대에 불과하다. 2억원은 394만대2000대, 3억원 이상은 11756000대에 달했다. 대물 피해가 1억원 이상 나면 이용자가 나머지 손해를 부담해야 한다. 연쇄추돌 사고나 비싼 수입차를 들이받아 대물 피해가 1억5000만원 나왔다면 보험으로 해결할 수 없는 나머지 5000만원을 직접 내야 한다.

필요한 기간 동안만 차를 빌려 비용을 아끼려다 신차를 살 수 있는 돈을 손해볼 수 있다. 교통법규 준수와 안전 운전은 필수인 셈이다.

사고 대처법도 알아둬야 한다. 사고나 고장이 발생했을 때는 렌터카 업체 대여점이나 24시간 콜센터로 연락해야 한다. 부르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알았는지 나타난 견인차량을 이용하다가는 추가비용을 낼 수 있다. 견인차 운전자에게는 렌터카 업체에 사고를 접수했고, 보험에 가입했다고 말하면 된다.

아울러 햇볕이 뜨거운 날 야외에 주차할 때는 라이터, 스프레이, 스마트폰 배터리, 캔음료 등 폭발 위험 제품을 실내에 놓아두지 말아야 한다. 햇볕에 달궈진 차량 실내는 섭씨 70도까지 올라가 화재나 폭발 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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