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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단순 초범은 대부분 '집행유예',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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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종훈 기자] [[언택트 마약 거래, 중독된 한국]⑥]

세계법제정보센터에 게시된 각국 마약사범 처벌기준.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검찰에서는 늘어나는 마약사범의 숫자를 고려해 이들의 처벌 수위를 올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단순 투약사범의 경우도 예외는 없다. 마약사범 전체에 대한 양형을 강화해 범죄를 억제하겠다는 것이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CJ그룹 장남 이선호씨와 홍정욱 전 의원의 딸 홍모씨에게 검찰은 각각 징역 5년의 실형을 구형했다. 두 사람은 해외에서 입국하며 액상 대마 등 마약류를 국내에 몰래 들여온 혐의로 기소됐다.

단순한 마약 소지의 경우 법원에서는 통상적으로 집행유예를 선고해왔다. 이같은 상황에서 단순 투약 목적이라고 주장했던 두 사람에게 검찰이 징역 5년을 구형한 것은 이례적이다. 법조계에서는 이를 두고 검찰이 마약사범이 늘어나는 현실과 국민의 법 감정 등을 고려해 구형량을 늘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특정 범죄에 대한 일관적인 처벌 강화는 범죄를 억제하는데 효과를 보일 수 있다. 음주운전이 대표적이다. 이때문에 일각에서는 검찰의 이같은 대처가 마약사범을 줄이는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관용' 베푸는 법원? 단순 투약사범만 해당
법원은 그러나 두 사람에게 모두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마약중독자들을 처벌보다는 치료의 대상으로 보고 선처한 것이다. 두 사람이 초범인 점, 법정에서 치료를 통해 마약을 끊겠다는 의지를 보인 점 등이 고려됐다.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씨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황씨는 2011년 대마초 흡연으로 적발됐으나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고, 지난해 다시 마약투약으로 적발됐음에도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황씨는 법정에서 혐의를 인정하며 치료를 받겠다고 다짐했고, 법원은 보호관찰과 약물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법원이 유력인의 자제를 특별히 봐줬다고 보긴 어렵다. 단순 투약사범의 경우 유통·매매 목적 없이 본인이 투약하려 했다면 약식명령 청구나 기소유예 처분으로 끝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약식명령이 청구되면 정식 재판 없이 벌금만 물고 사건을 끝낼 수 있다. 기소유예 처분을 받으면 아예 재판 없이 수사단계에서 사건이 끝난다.

여기에 마약사범 수사는 제조·밀수·판매책을 근절하는 것이 목표다. 이 목표를 달성하려면 마약을 소지·투약한 이들의 협조를 끌어내야 한다. 마약사범 양형기준에 '중요한 수사협조'를 특별양형인자로 넣고 감경요소로 반영해주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우리 법원만 단순 투약사범에 대해 지나치게 선처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미국은 단순 소지·투약한 경우 초범은 최대 징역 1년 또는 1000달러 이상 벌금, 재범은 최대 징역 3년 또는 5000달러의 벌금에 처한다. 스페인은 마약을 단순 소지한 경우 601~3만 유로의 범칙금만 부과한다.
전체 마약사범 기소율, 실형선고율은 결코 낮지 않아
대검찰청이 지난달 발간한 '2019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검찰은 마약류사범 1만6829명을 적발해 33.4%에 해당하는 5619명을 정식 기소했다. 일반 형사사건에서 피의자를 정식 기소하는 비율은 8.7%에 불과하다.

기소유예, 약식명령 청구가 아닌 정식 기소를 선택한다는 것은 그만큼 검찰이 사건을 엄중히 다루고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지난해 마약사범 4199명의 1심 재판 결과를 보면 52.7%에 해당하는 2213명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집행유예가 선고된 인원은 1723명으로 전체의 41%였다. 실형 선고 비율이 높은 것은 재범자가 많기 때문이라고 대검은 분석했다. 유혹을 끊지 못하고 다시 마약범죄에 손댔다면 초범 때와 달리 엄벌하고 있다는 것이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마약사건에서 핵심은 투약자보다는 제조·판매책을 근절하는 것"이라며 "일부 집행유예 사건이 보도되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검찰, 법원 모두 마약 사건을 과거보다 엄중히 다루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마약류 투약자 특별자수 기간을 7월 31일까지 운영한다. 자수방법은 경찰관서에 본인이 직접 출석하거나 전화·서면 등을 이용한 신고도 가능하다. 가족·보호자·의사·소속 학교 교사 등이 신고해도 본인의 자수에 준하여 처리된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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