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머지 2명은 의식 크게 떨어져
사고 현장 유독가스 농도 기준치 크게 초과
지난해 9월 경북 영덕 4명 사망 사고 닮은꼴?[현장사진] 대구 달서구 맨홀 질식 사고 2명 사망 및 2명 부상. 대구소방본부 제공27일 저녁 대구 한 자원재활용업체에서 맨홀 청소 작업 중 부상을 입은 작업자 4명 가운데 심정지 상태였던 2명이 결국 사망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42분쯤 대구시 달서구 갈산동 소재 자원재활용업체 내 맨홀에서 5명이 청소 작업을 하던 중 4명이 유독가스 중독으로 인한 질식으로 추정되는 부상을 입었다.
발견 당시 심정지 상태였던 A(56) 씨와 B(49) 씨는 병원 이송 후 사망했다. 나머지 C(49) 씨와 D(46) 씨는 현재 의식이 떨어진 상태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날 맨홀 청소 작업 중 작업자 1명이 먼저 쓰러졌고, 이어 인근 작업자 3명이 동료를 구조하려고 이동한 후 이들 역시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작업자들이 사고를 당한 맨홀은 업체의 폐지 압축 시설(컨베이어 벨트) 내 부속 시설 가운데 젖은 폐지의 찌꺼기 등이 모이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보통 6개월마다 청소 작업이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사진] 대구 달서구 맨홀 질식 사고 2명 사망 및 2명 부상. 대구소방본부 제공▶작업자들이 쓰러진 원인은 유독가스 중독으로 인한 질식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현장에서 허용치를 넘기는 농도의 유독가스가 측정됐기 때문이다.
이날 특수구조대가 사고 현장에서 가스 측정을 했더니 황화수소가 145
ppm으로 허용 기준 농도(10
ppm)의 14배 이상, 포스핀이 10
ppm으로 역시 허용 기준 농도(0.3
ppm)의 30여배로 나타났고, 허용 기준 농도가 3
ppm인 이산화질소의 농도는 아예 측정 범위를 초과했다.
소방당국은 이 같은 측정 결과 및 현장 관계자 진술 등을 토대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앞서 경북 영덕에서도 유독가스 발생에 따른 작업자 사망 사고가 발생한 바 있는데, 이번 대구 달서구 사고가 닮은꼴인지에 시선이 향한다.
지난해 9월 10일 경북 영덕 한 오징어가공업체 지하 탱크에서 작업하던 외국인 노동자 4명이 황화수소와 암모니아 가스 등에 노출돼 숨졌다.
당시 현장에서 발생한 유독가스 가운데 황화수소는 이번 대구 달서구 사고 현장에서도 허용 기준 농도를 크게 넘겨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당시 경북 영덕 오징어가공업체에서도 3m 깊이 지하탱크에 1명이 청소를 하러 들어갔다가 쓰러졌고, 이에 나머지 3명이 동료를 구조하려고 뒤따라 들어갔다가 변을 당했다.
경북 영덕 사고는 사망자 4명 모두 방독면이나 안전 마스크 같은 안전장비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밝혀지기도 했다. 대구 달서구 사고 사망자 및 부상자들의 안전장비 착용 등 업체의 안전 수칙 이행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황희진 기자
hhj@
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