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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본연의 맛은 무엇일까 [박영순의 커피 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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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프레소가 추출될 때 초콜릿처럼 진득하고 윤기가 흐른다. 검은빛에서 갈색으로 변하는데 진한 색채 때문에 경험적으로 쓴맛이 우세할 것 같은 느낌을 자아낸다. 커피비평가협회 제공


커피 애호가들 사이에서 ‘커피 본연의 맛(natural taste)’이 무엇이냐를 두고 종종 공방이 벌어진다. 언뜻 별문제가 아닌 듯하지만, 우리를 깊은 사유로 이끌어 준다. 본질(Essence) 또는 본성(Nature)을 묻는 까닭이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선 커피에 처음부터 있는 맛, 다시 말해 커피가 가지고 태어나는 맛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또 모든 커피에서 감지되는 보편적인 맛이어야 하며,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영속성 또한 지녀야 한다. 이런 맛이 커피에서 무엇일까.

인간에게 맛이란 현재까지 단맛, 짠맛, 쓴맛, 신맛, 감칠맛 등 다섯 가지밖에 없으니 정답을 맞힐 가능성은 기본적으로 20%를 넘는다. 쓴맛은 흔히 커피의 정체성(Identity)을 나타낸다고 말한다. ‘의자’에 비유한다면 ‘다리’와 같다. 앉을 수 없다면 의자가 아니므로 의자를 이루는 요소 가운데 다리를 빼면 치명적이다. 따라서 의자에 다리는 적어도 등받이보다는 본질적이다. 그렇다면, 커피에서 어떤 맛을 빼면 커피가 아닌 게 될까.

좋은 맛을 추구하는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커피를 고르는 소비자들의 입맛 또한 까다로워졌다. 좋은 커피라면 신맛이 나야 한다는 말이 커지기 시작했고, 단맛이 없으면 ‘격이 낮은 커피다’는 말까지 퍼지고 있다. 짠맛은 적당한 양이라면 커피의 관능적 외형에 윤곽을 부여하는 세련미와 관련돼 있으며, 감칠맛은 여운을 길게 이어주는 복합미를 드높여 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섯 가지 맛이 각각 역할을 하는 것 같은데 무엇을 ‘결정적인 맛’이라고 해야 할까.

바리스타 자격증 시험에 ‘커피 본연의 맛이 아닌 것’을 고르라는 문제가 나와 논란이 일기도 했다. 주최 측은 정답을 쓴맛이라고 처리하고, “커피 열매를 먹어보면 쓴맛이 없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재미로 주고받는 이야기 자리라면 몰라도 자격증 시험 문제로는 ‘문제가 있는 문제’가 아닐 수 없다.

197080년대에 우리는 산지에서 커피를 직접 가져오지 못하고 일본에서 묵은 커피가 넘어오는 바람에 커피를 진하게 볶아 마셔야 했다. 오래된 생두에서 비롯되는 좋지 않은 맛을 없애야 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쓴맛이 두드러져 ‘커피는 자고로 써야 한다’는 인식이 팽배해졌다. 스페셜티 커피(Specialty Coffee)가 유행하면서 신맛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몸에 유익한 항산화물질을 온전히 섭취하기 위해 커피를 살짝 볶아 마시는 움직임도 활발해졌다.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좋은 커피에서 발휘되는 맛은 신맛이 아니라 과일 맛이다. 단맛이 반드시 함께 있어야 한다. 쓴맛도 단맛이 없으면 ‘독’일 뿐이다. 자연에서 쓴맛과 신맛은 위험할 수 있으니 먹지 말라는 신호다. 그럼에도 쓴맛과 신맛이 어우러지는 커피를 우리가 마실 수 있는 것은 그 정도는 마셔도 좋다는 사실을 진화과정에서 터득한 덕분이다. 단맛은 굳이 따지지 않아도 몸으로 느낄 수 있다. 삼킬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 안에는 단맛이 있는 것이다. 커피의 본성이 단맛에 가까운 이유이다.

박영순 커피인문학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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