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설제 먹이고 손에 불붙여… 아이가 자살하려 합니다”

충북 제천의 한 중학교에 다니는 자녀가 지속적인 학교 폭력(학폭) 피해를 당했다며 도움을 호소하는 부모의 청원이 올라왔다.

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아이가 자살을 하려고 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학폭 피해 학생의 부모로 추정되는 청원인은 “지난해 2학년 2학기가 시작되면서 폭행·괴롭힘이 시작돼 지난달 23일까지 무려 1년 가까이 지속됐다”고 호소했다.

청원인인 “가해 학생들이 지난겨울 (제 아이에게) 제설제와 눈을 섞어 먹이고 손바닥에 손소독제를 부은 뒤 라이터로 불을 붙였으며 얼음덩어리로 머리를 가격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3학년이 돼서는 (제 아이가) 둔기로 다리를 맞아 전치 5주의 근육파열 진단을 받았고 소금과 후추, 돌, 나뭇가지를 넣은 짜장면을 먹지 않자 머리를 둔기로 때려 전치 3주의 뇌진탕 피해를 줬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청원인은 “지난달 23일 가해 학생이 SNS에 올린 ‘가방 셔틀 동영상’을 보고서야 피해 사실을 알았다”며 “저희 아이가 폭력과 괴롭힘에 너무 힘이 들어 자살 시도까지 여러 차례 했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에 전했다.

또 “5∼6명의 가해 학생들은 폭행·학대 사실을 발설하면 누나와 동생을 가만히 두지 않겠다고 협박까지 했다”며 “아이가 겪었을 고통을 생각하면 가슴이 무너진다”고 토로했다.

청원인은 “학교와 담임교사는 사건을 축소 무마하려는 것 같다”며 “피해를 본 저희에게 제대로 된 증거를 가져오라는 식으로 말씀을 하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충북도교육청도 해당 사건을 인지하고 조사에 나섰다. 충북도교육청 관계자는 “피해 학생과 가족의 진술을 토대로 내용을 파악한 뒤 필요한 조처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