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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판 마녀사냥...마야문명 연구가, 마법사로 몰려 화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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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나우뉴스]
숨진 도밍고(왼쪽)와 경찰에 체포된 살인 용의자 중 한명과테말라에서 21세기판 마녀사냥 사건이 발생,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현지 언론은 "고대문명 마야의 종교와 의학을 연구해온 학자 겸 종교인 도밍고 초크(55)가 화형으로 숨진 사건과 관련, 알레한드로 지암마테이 대통령이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다"면서 9일(이하 현지시간) 이같이 보도했다.

문제의 사건은 지난 6일 산루이스 페텐의 치마이 공동체구역에서 발생했다.

복수의 목격자 증언에 따르면 일단의 괴한들이 이날 밤 초크의 자택을 급습, 그를 끌어냈다. 밤새도록 초크를 끌고 다니면서 최소한 10시간 이상 집단 폭행을 한 괴한들은 날이 밝자 그의 몸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붙였다.

순식간에 불길에 휩싸인 초크는 비명을 지르며 사력을 다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도와 달라, 살려 달라"고 고함쳤지만 아무도 도움을 주는 사람은 없었다. 초크는 결국 길에 쓰러져 숨을 거뒀다.

경찰에 따르면 괴한들이 끔찍한 만행을 저지른 건 그의 마법(?)에 대한 복수였다고 한다.

복수의 목격자 증언을 종합하면 괴한들은 "우리 가족의 무덤에서 저주를 내리는 마법을 부린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면서 범죄를 저질렀다. 21세기판 마녀사냥 사건인 셈이다.

사망한 초크는 마야문명을 연구하던 학자이자 마야의 토속 종교를 신봉하는 종교인이었지만 마법사는 아니었다. 그가 특히 관심을 갖고 있던 분야는 마야문명의 의학이었다.

과테말라 바예대학의 교수로 인류학자이자 의사인 모니카 베르헤르는 "초크가 마야문명 때 사용됐던 자연의학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었다"면서 "이 분야에서 영국과 스위스 등 유럽 여려 국가의 대학들과 공동연구를 진행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특히 초코는 발로 뛰는 학자였다. 논문이나 보고서를 쓸 때를 제외하곤 언제나 마야인들이 자연의학에 사용한 약초를 찾아 밀림과 들판을 누볐다.

그의 한 측근은 "초코가 최근엔 코로나19로 외출을 자제해왔다"면서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그가 봉변을 당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모니카는 "마야의 의학과 종교에 관한 한 그는 살아 있는 도서관과 같았다"면서 "방대한 지식을 갖고 있는 그를 불에 태워 죽인 건 마야문명의 의학과 종교에 대한 전문도서관에 불을 지른 것과 다를 게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한편 지암마테이 과테말라 대통령은 그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면서 "사건이 발생한 당일로 경찰에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은 "사건 용의자가 최소한 6명인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경찰이 이미 용의자들을 특정하고 추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경찰 소식통에 따르면 용의자 6명 중 5명은 가족무덤에 저주가 내렸다는 일가족이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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