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12시부터 모든 통신선 차단...‘남한’ 흔들기 나서나

북한이 9일 12시부터 남북한을 잇는 모든 통신연락선을 완전히 차단·폐기한다고 밝힌 가운데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비핵화 협상 효과를 높이기 위해 남한 흔들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020년 6월 9일 12시부터 북남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유지해 오던 북남 당국 사이의 통신연락선, 북남 군부사이의 동서해통신연락선,북남통신시험연락선,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와 청와대 사이의 직통통신연락선을 완전차단, 폐기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통신은 이어 "김여정 당 제1부부장과 김영철 당 중앙위 부위원장이 8일 대남사업 부서들의 사업총화회의에서 대남사업을 철저히 대적사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배신자들과 쓰레기들이 저지른 죄값을 정확히 계산하기 위한 단계별 대적사업계획들을 심의하고 우선 먼저 북남 사이의 모든 통신연락선들을 완전차단해버릴데 대한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다. 

북한의 이러한 움직임은 전날 이미 예고됐다. 하루 두 차례 이뤄지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연락 업무가 8일 하루종일 답답한 모습을 이어갔다.  

통일부는 “통상적으로 연락사무소의 연락 업무는 오전 9시와 오후 5시 하루 두 차례 진행되는데, 이날 북측은 남측이 시도한 개시통화에 응하지 않았다가 오후 5시 마감 통화에는 응답했다”고 밝혔다. 

앞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지난 4일 담화를 통해 탈북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비난하면서 남북연락사무소 폐쇄, 금강산 관광 폐지, 개성공단 철거, 9·19 남북군사합의 파기 등을 경고했다.

이와 관련 외신은 최근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문제를 대북 전단에 포함 시킨 것에 북한이 민감하게 반응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블룸버그 통신은 “김정은 위원장의 권력 장악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전단들은 북한으로부터 가장 날카로운 비난을 받는 경향이 있으며 이번 전단은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몇 주 동안 정상보다 공개석상에 적게 모습을 드러낸 이후 나온 것으로 외부에서는 그의 건강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러한 북한의 연락사무소 차단 폐기 위협은 처음이 아니다. 북한은 지난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회담 결렬 직후인 3월 일방적으로 개성 연락사무소의 북한 인력을 철수시켰다가 사흘 만에 복귀시켰다. 과거 무력시위보단 최근엔 연락사무소 폐기가 대남 압박의 새로운 카드가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선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비핵화 협상 효과를 높이기 위해 남한 흔들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둔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과의 대화에 전혀 관심을 두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문재인 정부가 북미 간의 협상 중계 역할에 적극 나서달라는 우회적 압박이란 것이다.  

대북 전문가들은 북한이 개성공단 철거와 군사합의 파기가 실제 이행될 경우에 ‘남북관계’를 최대 치적으로 생각하는 문재인 정부가 하노이 회담처럼 북미 협상의 조율자로 적극 나설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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