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 멍·물집·골절 남긴 계부, "특수상해" 구속영장 신청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9세 딸을 쇠사슬로 묶고 달궈진 프라이팬으로 화상을 입히는 등 학대한 혐의로 체포된 계부에 대해 구속영장인 신청됐다.

경남 창녕경찰서는 14일 재혼한 아내가 데려온 딸을 상습 학대한 혐의(아동복지법 위반, 특수상해 등)로 A씨(35)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A씨는 재혼한 아내 B씨(27)가 데려온 딸 C양을 다락방에 감금해 식사를 하루에 한 끼만 주고, 쇠사슬로 목을 묶어 자물쇠를 잠그는 등 아동학대를 상습적으로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집 나가려면 지문을 없애라”며 뜨거운 프라이팬으로 손가락을 지지게 한 혐의도 있다.

조현병 치료를 받고 있는 친모 B씨는 병원에서 정밀진단이 필요하다는 소견이 나와 조사가 미뤄졌다. 지난 12일 응급입원했던 의료기관에 다시 행정입원한 B씨는 전문의 2명 정밀진단을 받고 조사를 받을 수 있다는 소견이 나오면 경찰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행정입원 기간은 최대 2주다.

경찰은 C양 몸 상태 등을 바탕으로 심각한 학대행위가 있었고 학대에 도구를 사용한 점을 감안해 A씨에 대해 특수상해 혐의를 적용했다. C양은 눈에 멍이 들어있었고 손가락에 화상 흔적으로 추정되는 물집이 잡혀있었다. 또 골절, 상처도 다수 발견됐다.

아동보호시설에서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2일부터 조사를 착수해 계부를 상대로 1차 조사를 진행한 뒤 5일에는 압수수색을 실시해 쇠사슬, 자물쇠, 쇠파이프, 프라이팬, 글루건 등 학대 도구로 추정되는 물품을 대거 압수했다.

또 지난 8일 법원 임시보호 명령으로 부모로부터 분리된 C양 의붓동생 3명 역시 학대 행위가 있었는지 조사 중이다.

지난 11일 병원에서 퇴원한 C양은 현재 아동보호시설로 옮겨져 신체 치료, 심리 치료 등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C양은 아동보호시설 구호 과정에서 부모로부터의 분리 의사를 분명히 밝혀 앞으로 보육시설이나 위탁 가정에서 생활할 것으로 보인다.

창녕 아동학대 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이 계부 주거지에서 압수한 추가 학대 도구를 13일 오전 경남 창녕경찰서 별관 조사실로 옮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장영락 (ped19@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