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사실상 도지사 불출마 시사…與 대진표 재편 불가피

文 대통령 경제정책 보고회서 “임기 마지막까지 역할 해달라”

홍 “최선 다할 것” 조기 사퇴설 일축 … 이광재 차출설 다시 나와

내년 6·1 지방선거 도지사 출마자로 유력하게 거론됐던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이 사실상 불출마를 시사했다. 여권의 경선 구도는 물론 전체 도지사 선거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몰고 올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2022년도 경제정책 방향'을 보고받은 후 홍 부총리를 향해 “코로나19 상황에서 경제의 성공을 위해 임기 마지막까지 흔들림 없이 역할을 잘 해달라”고 당부했다. 홍 부총리가 내년 도지사 선거 출마를 위해 연말 사퇴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상황인 만큼 문 대통령이 출마를 만류하는 메시지를 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홍 부총리는 문 대통령의 당부에 “임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조기 사퇴설을 일축하는 동시에 결국 내년 지방선거에 불출마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낸 것이다. 실제로 홍 부총리는 최근 청와대나 더불어민주당 측에 직간접적으로 지방선거 불출마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부총리의 출마가 불발되면서 여야 정치권의 셈법은 한층 복잡해졌다. 민주당의 경선 구도가 달라진 데다 최종 대진표 역시 예상과 다르게 흘러갈 수 있어서다.

당장 민주당 주자는 김우영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과 원창묵 원주시장, 최윤 강원민주재단 이사장, 정만호 전 경제부지사 등으로 압축됐다. 앞서 이광재(원주갑) 의원이 도지사 출마를 부인한 데 이어 홍 부총리까지 불출마로 결론이 나면서 후보군이 대폭 줄었다. 현재 거론되는 주자들은 대부분 대선 선대위에서 일하거나 오랫동안 주민들과 만나며 지지기반을 닦고 있지만 지금까지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렇다할 두각을 드러내지는 못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지역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광재 의원의 차출설이 다시 흘러나온다. 대선 및 당내 상황에 따라 강원도민들에게 잘 알려져 있고, 정치적 경험이 많은 이 의원이 등판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다만 이 의원 스스로 내년 도지사 선거 출마에 부정적인 데다 장기적으로 대선 재도전을 염두에 두고 있는 만큼 최종 현실화될지는 미지수다. 정치권 관계자는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도지사 주자로 거론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도지사 탈환을 벼르고 있는 국민의힘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누가 여당의 주자가 되느냐에 따라 당내 경쟁구도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도내 정가 관계자는 “지선이 대선과 맞물려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여러 변수가 생길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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