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 살해범 교활한 언론플레이…협박에 수사정보까지 캐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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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 살해범 교활한 언론플레이…협박에 수사정보까지 캐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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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에 3차례 항의 메일…기자 답장 보내자 '추가 질문'까지
"마음 상처를 많이 받고 있다…다른 기자들에게도 전달해 달라"
친누나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농수로에 유기한 남동생 A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2일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1.5.2/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인천=뉴스1) 정진욱 기자 = 25차례에 걸쳐 흉기로 찔러 친누나를 무참히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남동생 A씨(27)가 누나 장례식 후 언론에 협박성 메일을 보내는 등 지능적으로 움직인 것으로 드러났다.

유족임을 내세워 추가 보도를 막고 경찰의 수사 동향까지 캐내려 한 정황이 드러났다.

2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해 보면 A씨는 누나 장례식 이틀 후인 27일 뉴스1과 MBC기자에게 "실종신고를 하지 않았다라는 부분이 있어 연락을 드렸다. 진위여부가 확실치 않은 기사보도는 안해주셨으면 좋겠다", "기사가 보도된다면 법적을 조치를 취하겠다"며 협박 및 항의성 메일을 보냈다.

A씨는 뉴스1 기자에게 보낸 메일에서 보다 구체적인 요구까지 했다. 그는 "정말 저희한테 사실이 아닌 사실을 다른 사람들에게 듣는다는 것 자체가 신경이 예민해지고 허위사실 유포 내용을 보면 마음에 상처를 많이 받고 있습니다. 다른 기자들에게도 전달해 달라"라는 내용이었다.

통신사 기사는 타 매체가 추종보도한다는 사실을 파악한 듯 보도가 확산되지 않도록 해달라는 요구를 해온 것이다. A씨는 사건 보도 동향을 세세하게 체크하고 있었으며 보도를 무마하고 수사에 혼선을 주려는 의도로 메일을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A씨는 친누나 시신 발견 후 언론이 지속적으로 기사를 작성하자 신경이 예민해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실종신고와 관련해서는 A씨가 민감하게 반응했다. A씨가 친누나의 카카오톡 계정으로 누나를 가장해 대화를 나눈 뒤 엄마에게 가출신고를 취소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A씨는 실종신고와 관련한 의혹이 제기되는 보도를 막아 경찰이 이 부분 수사를 확대하지 못하도록 의도한 것으로 보인다.

A씨는 또 기자를 이용해 경찰 수사가 어떻게 진행됐는지 수사정보를 파악하려고 했다.

A씨는 뉴스1 기자가 "(실종신고 유무를)경찰에 확인 해보겠다"고 메일을 보내자 "저 죄송하지만 실종신고를 안했다라고 경찰 쪽에서 진술을 받으신걸까요?"라는 메일을 보내 경찰이 실종 신고 관련 수사를 어떻게 진행하는지 파악하려고 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4개월 여간 범행이 들통날까 두려워 인터넷 포털에 시신을 유기한 장소인 '강화 석모도'를 수시로 검색했다.

남동생 A씨가 뉴스1 기자에게 보낸 메일 © 뉴스1© 뉴스1
A씨가 기자에게 메일을 보낸 날짜는 27일.

이틀 전인 25일은 A씨는 누나의 장례식에서 영정사진을 들고있었다. 그리고 이날은 여러 언론사에서 경찰이 용의자를 특정하는데 난항을 겪고 있다는 기사들이 나오기 시작날이기도 하다.

25일에는 또 경찰이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 강력범죄계 16명과 미제사건수사팀 5명을 포함해 34규모의 수사전담반을 꾸렸다는 보도가 나왔다.

A씨는 25일 장례식 후 경북 안동 부모님집에 내려와 경찰이 용의자를 찾기 위해 대규모 수사인력을 투입했다는 소식을 접했을 것이다.

그리고 27일 기자들에게 메일을 보냈고, 때마침 자신에게 답장을 준 기자에게 메일을 보내 경찰의 움직임을 확인하는 등 지능적으로 움직였다.

A씨는 지난해 12월 중순 새벽 무렵 인천 남동구 한 아파트 주거지에서 30대 누나 B씨를 흉기로 25차례에 걸쳐 찔러 숨지게 하고 범행 10일 뒤 강화군 삼산면 한 농수로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B씨의 휴대폰 유심(USIM)을 다른 기기에 끼워 카카오톡 계정에 접속해 B씨인 척 위장하고, 모바일 뱅킹에 접속해 B씨 계좌에서 돈을 빼낸 뒤 사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A씨는 범행 4개월 여 뒤인 올 4월21일 오후 2시13분 인근 주민이 B씨의 시신을 발견해 112에 신고하면서 수사에 나선 경찰에 붙잡혔다.

조사 결과 A씨는 지난 4개월간 범행이 발각될 것을 두려워하면서 며칠 간격으로 시신 유기 장소인 '강화 석모도'를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주기적으로 검색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검거 전까지 인천 남동공단 소재 직장을 다니면서 평소와 같은 일상 생활을 해왔다.

이 기간 중 지난 2월14일에는 B씨의 가출신고를 한 부모를 속여 신고를 취소하도록 한 것으로도 확인했다. A씨는 휴대전화 등을 이용해 B씨 행세를 하며 부모를 속였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귀가가 늦다는 이유로 잔소리를 하는 누나에게 화가 나 범행을 했다"는 진술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경찰은 A씨에 대해 프로파일러(범죄분석관)을 투입해 또 다른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하고 있다.

gut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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