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코피 15분 넘게 흘리면 위험신호
아이들이 코피를 15분 넘게 흘릴 경우 다른 질환에 의한 증상일 수 있어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전문가의 조언이 나왔다.
26일 연세대학교 강남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김경수 교수는 "1년에 1~2회 정도 코피를 흘린다면 추가적인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면서 "다만 코피를 자주 흘리고 15분 넘게 멈추지 않으면 다른 질환에 의한 증상일 수 있어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코피가 나는 원인은 크게 국소적, 전신적 원인으로 나뉘고 국소적 원인은 외부 충격에 의한 기계적 외상, 코를 둘로 나누는 벽인 비중격과 비강 질환, 콧속 점막염증에 의해 코피가 난다.
전신적 원인은 혈액응고 장애, 동맥경화증, 유전성 출혈성 모세혈관 확장증 등 다양한데 그중 외상사고는 코피를 흘리는 가장 흔한 원인이다. 코를 자주 후비면 코피가 나오기 쉽다.
대부분의 아이는 코 앞쪽의 모세혈관이 자극을 받고 혈관이 손상돼 코피를 흘리는데 기온과 습도 변화가 심할 때 콧속이 건조해지면서 생긴 코딱지로 인해 코 점막이 손상되고 혈관이 쉽게 터져 코피가 발생한다.
코 앞 쪽 부분에 혈관이 모여 있는 부위는 '키젤바흐 부위(Kiesselbach's Area)'로 부른다. 아이들이 손가락으로 코를 후비다가 자극하기 쉬운 위치에 있다.
이유 없이 아이가 코피를 자주 흘린다면 '키젤바흐 부위'를 자극한 경우가 많다. 콧속 가운데를 둘로 나누는 뼈와 연골 부분이 반듯하지 못하고 한쪽으로 휘거나 돌출된 비중격만곡증, 염증 등도 점막을 건조하게 만들고 코피가 쉽게 생기는 원인이다.
코피를 자주 흘리는 원인질환 중 하나가 혈소판 감소증인데 중증질환이라는 점에서 주의가 요구된다. 혈소판 감소증에 의한 질병은 백혈병과 다발성 골수종, 혈우병, 특발성 혈소감소성 자반증 등이 대표적이다. 심장이 좋지 않은 경우, 복용하는 아스피린을 포함한 항응고제를 복용할 때도 자주 코피를 흘릴 수 있다.
동맥경화증과 유전성 출혈성 모세혈관 확장증, 성홍열, 천연두, 장티푸스, 백일해 등의 질환도 코피가 생기는 질환이다. 드물지만 중금속에 중독돼도 코피를 흘리게 된다.
코피 치료법은 원인 질환에 따라 화학 소작법, 전기 소작법, 레이저 광응고법, 전비강 패킹, 비중격성형술, 후비공 패킹, 내시경 소작술, 동맥결찰술 등 다양한 편이다.
일반적인 상황에선 소작법이나 패킹을 시도한다. 소작법은 병적 조직을 물리적 또는 화학적으로 바꿔 치료하는 방식을 말한다. 대표적으로 열과 고주파, 약물 등이 있다.
피가 잘 멈추지 않거나 고혈압 등의 질환이 있으면 해당 질환을 치료하면서 지혈을 시도한다. 코 구조에 문제가 있고 반복적으로 출혈이 있으면 수술치료를 한다.
일상생활에서는 목뒤에 얼음주머니를 대거나 얼음 물로 콧속을 세척하면 혈관이 수축돼 코피를 멈추는데 효과적이다. 조용히 앉아서 머리를 앞으로 숙이는 것만으로도 출혈을 멈출 수 있다. 입으로 숨을 쉬고, 코 안에 솜을 넣은 후 양쪽 콧구멍을 15분 정도 손가락으로 눌러 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김경수 교수는 "코피 증상의 약 90%는 코 앞쪽 모세혈관 자극에 의한 혈관이 손상돼 발생한다"며 "동맥경화증이나 고혈압을 가진 노인도 자주 코피를 흘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쌍코피로 부르는 양측성 비출혈은 드물지만 출혈이 심한 경우에 해당한다"며 "여기에 혈액질환이나 중증 외상 등이 의심돼 병원을 방문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또 "과로와 극도의 긴장감을 느끼지 않아야 하고, 재채기를 할 때 입을 벌리 게 좋다"며 "집안이 건조하지 않게 습도를 높이거나 콧속에 생리식염수 뿌리기, 코 후비는 습관을 버려야 코피를 예방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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