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의 요란한 가격인상 vs 루이비통의 기습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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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의 요란한 가격인상 vs 루이비통의 기습 인상

보헤미안 0 520 0 0

5월 들어 루이비통은 고객 모르게 가격을 기습 인상했지만 샤넬의 인상 소식은 일주일 전부터 소문이 파다했다. 가격 인상이 예고된 샤넬 매장에는 이태원발 코로나19(COVID-19) 재확산에도 불구, 대규모 인파가 몰려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기습 인상 루이비통 VS 인상 소문난 샤넬=한국시장에서 14일 전격 단행된 샤넬의 가격 인상은 일주일 전부터 소문이 돌았다. 고객들의 가격 문의에 샤넬 백화점 매장 직원들은 "전달받은 바 없다"고 답했지만 한편으론 "지금 구매하시면 잘 하시는 겁니다"며 인상을 암시하기도 했다.

샤넬 직원 대부분은 인상 여부를 함구했지만 인상 사흘 전 샤넬 공식 홈페이지에는 제품마다 기재된 정가가 사라졌다. 대신 "가격은 문의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는 문구가 올라왔다. 인상이 임박했다는 걸 직간접적으로 알린 셈이다.

샤넬 프랑스를 비롯해 샤넬 미국 홈페이지도 같은 방식으로 가격이 사라졌다. 결정적으로 현지시간으로 11일, 유럽에서 큰 폭의 가격 인상이 이뤄졌고 13일 한국 백화점 앞에는 샤넬을 사려는 사람들이 돗자리까지 깔고 장사진을 쳤다.

지난 13일 롯데백화점 본점에는 가격 인상을 하루 앞두고 샤넬 제품 구매를 위해 고객들이 몰려 긴 줄이 늘어섰다/사진=이기범 기자 


결국 샤넬이 가격 인상을 대놓고 고지하지는 않았지만 암묵적으로 암시함으로써, 이태원발 코로나19 확산이 한창인데도 고객들이 백화점에서 매장으로 질주하는 현상이 초래된 것이다.

앞서 5월 5일 샤넬의 경쟁사인 루이비통은 가격을 기습 인상했다. 백화점 루이비통 매장 직원들조차 인상 전날 오후 늦게 알았다고 할 만큼 가격 인상에 대한 보안이 철저히 지켜졌다. 두 달 만에 이뤄진 인상에 소비자들의 불만이 제기됐지만 샤넬과 같은 '광란의 오픈런' 사태는 없었다. 갑작스런 인상에 고객들은 화가 났지만 사전 사재기를 방지할 수 있었다.

한편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쇼핑몰·백화점이 휴점했던 태국 샤넬은, 휴점이 끝나고 매장을 여는 시점에 맞춰 샤넬 가격을 인상했다. 루이비통과 마찬가지로 가격이 기습적으로 인상돼 인상 전 구매 대란은 없었다.

◇가격도 올리고 판매도 늘린다…명품의 '일석이조' 전략=샤넬의 이 같은 가격 인상은 기업 경영의 관점에서 P(가격)을 올리면서 Q(판매량)까지 끌어올리는 '두 마리 토끼' 전략에 해당된다.

가격을 올리기 전, 구매지수가 급등하며 판매량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는 데다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뒤에도 추가 인상을 예상한 고객들이 몰려들기 때문이다. 가격 인상으로 판매량이 딱히 줄지 않는데 이익률은 크게 개선된다. 일반적인 브랜드는 보통 가격을 올리면 판매량이 줄어들지만 샤넬 같은 확고한 브랜드 우위를 지닌 기업은 가격을 아무리 올려도 판매량이 더 늘기에 가능한 것이다.

샤넬 같은 명품업체는 가격 인상의 이유로 △본사의 글로벌 가격 정책 변화 △환율 변동 △원가 상승 △임금 상승 등을 든다. 하지만 명품업체가 같은 제품의 가격을 계속해서 올리는 진짜 이유는 가격이 브랜드 가치와 직결되는 요소여서다.

홍희정 유로모니터 수석연구원은 "명품 브랜드는 가격을 매년 인상하고 있는데 소비자들에게 제품 가격은 곧 브랜드 가치와 직결되기에 적절한 시기에 가격을 올리는 것"이라며 "가격 인상이 곧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행위가 된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인상된 가격을 지불할 의사가 있다고 해도 일부 인기 품목은 재고가 거의 없어 소비자들은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는 상황이다. 희소한 재고 전략은 소유욕을 더 자극해 브랜드 입지를 강화하는데 기여한다. 90년대생, 20대들은 '한정판'에 대한 열망이 강한데 명품의 희소성이 이같은 소유욕을 자극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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