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WHO 면전서 "WHO 실패로 많은 생명 희생" 직격…중국도 겨냥
"WHO 변해야"…중국 거명않고 "한 회원국이 투명성 의무 조롱해 엄청난 희생"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미국은 18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과 관련해 세계보건기구(WHO)와 중국의 책임론을 공식 석상에서 강도높게 제기했다.
앨릭스 에이자 미 보건복지부장 장관은 이날 화상으로 열린 제73회 세계보건총회(WHA) 연설에서 코로나19 대유행은 WHO의 실패로 인해 많은 부분 통제 불능의 상태가 됐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앨릭스 에이자 미 보건복지부 장관 [AFP=연합뉴스]
이번 연차 총회를 주최한 WHO 면전에서 WHO 대응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WHA는 WHO의 최고 의사결정기구다.
에이자 장관은 "우리는 이 발병이 통제불능의 상태로 된 주된 이유 중 하나에 관해 솔직해야 한다"며 "세계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얻는 데 있어 이 기구(WHO)에 의한 실패가 있었고, 이 실패는 많은 생명을 희생시켰다"고 비판했다.
그는 WHO가 변하고 더 투명했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코로나19 대유행과 관련해 WHO 대응의 모든 측면에 대한 독립적인 검토를 지지한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에이자 장관은 중국을 직접 거명하진 않았지만 중국 책임론도 제기했다.
그는 "이 발병을 숨기려는 명백한 시도에서 최소한 한 회원국이 투명성 의무를 조롱했다"며 이것이 전 세계에 엄청난 희생을 가져왔다고 중국을 겨냥했다.
그는 "우리는 회원국들이 선의로 행동하지 않을 때 WHO는 핵심 임무인 정보 공유와 투명성에서 실패한다는 것을 봤다"며 "이것은 다시는 일어나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또 "현재 상태는 참을 수가 없다"며 "WHO는 변해야 하고, 훨씬 더 투명하고 훨씬 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이자 장관은 대만이 WHO에 옵서버 자격으로 참여하는 것을 지지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앞서 WHA는 코로나19 대응에 집중하기 위해 대만 관련 논의를 연말까지 미루기로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 WHO에 대한 자금 지원 중단 지시 (PG)[장현경 제작] 일러스트
에이자 장관의 이날 연설은 중국이 코로나19 발병에 관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은 것은 물론 WHO가 중국 편향적인 태도를 취해 코로나19 피해가 커졌다는 미국의 기존 입장을 공식 석상에서 재확인한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필두로 중국을 상대로 경제·무역 등 전방위적 보복 조치를 검토하고 있으며, WHO에 대해서도 미국의 자금 지원을 한시적으로 중단해 마찰을 빚고 있는 상태다.
에이자 장관은 연설 후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WHO 자금 지원 중단 결정 문제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보다 앞서가고 싶지 않다며 말을 아끼면서도 WHA 연설을 통해 극도로 엄중한 메시지와 경고를 전달했다고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전했다.
그는 또 "그들(WHO)은 중대한 구조개혁이 필요하다. 책임을 져야 한다"며 "그들에 대해 독립적인 조사를 할 필요가 있다. 중국을 향한 그들의 행동과 중국의 행동이 테이블에 올라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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