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서의 나라' 일본은 어디에…코로나 긴급사태 첫날 우왕좌왕
술집·미용실·음식점 등
어딘 열고, 어딘 닫고 천차만별
도쿄 144명, 전국 455명…하루 최대 또 경신
8일은 일본 정부가 도쿄도(都) 등 7개 광역자치단체에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긴급사태를 발동한 첫날이다. 이날 낮 도쿄도 고토구의 한 미용실은 문이 활짝 열려 있었다. 미용실 점장은 “도쿄도에선 미용실이 휴업 요청 대상이라고 하지만, 정부는 휴업 대상이 아니라고 하는 것 같아 일단 문을 열어 뒀다”고 했다.
전날인 7일에는 도쿄도가 밝힌 ‘미용실 임시 휴업’ 방침 때문에 예약 문의 전화가 쏟아졌다고 한다. 하지만 그날 오후 다시 정부가 ‘미용실이나 이발소는 휴업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히면서 실제 손님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오히려 긴급사태 발효 이후 손님들이 왕래를 더 줄였다.
도쿄 곳곳에서 이날 비슷한 경우가 잇따랐다. 정부가 긴급사태를 발령하면서 국민 생활을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한 업종은 휴업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을 뿐, 실제 어떤 업종을 닫아야 하는지 명확히 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긴급사태에 따라 임시 휴업 등의 조치를 실제 적용해 집행하는 권한은 해당 지자체에 있기 때문에 혼선이 가중되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 확대 방지를 위해 '긴급사태'가 시행된 첫날인 8일, 도쿄도 하라주쿠 지역 상점 거리 모습. 음식점이나 잡화점 등에 대한 '임시 휴업' 대책이 아직 정해지지 않아 상인들은 긴급사태 조치에 각자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요식업계도 비슷한 상황이다. 도쿄도는 긴급사태 조치에 따라 음식점에 대해 ‘영업 단축’, 술집에 대해서는 ‘영업 중지’를 요청할 계획이지만 구체적 지침은 아직 내놓지 않았다. 이날 도요스 지역 식당가에선 소규모 음식점이라도 아예 ‘임시 휴업’에 들어간 곳이 있는 반면 여전히 성황리에 영업 중인 곳도 있었다. 지요다구 한 9층짜리 상가 건물에서도 가게마다 ‘임시 휴업’ ‘영업 단축’ ‘정상 영업’으로 대응이 천차만별이었다. 매뉴얼이 있을 경우 질서 정연하게 따르는 게 일본 사회의 특성이지만, ‘긴급사태’ 첫날 그보단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더 눈에 띄었다.
일단 긴급사태를 선포해 놓고 도쿄도와 정부가 세부사항을 협의하고 있기 때문에 정확한 휴업 요청 대상도 10일에야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긴급사태 조치를 촉구해 온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는 “국가와 조정도 필요하지만, 빨리 결정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후지뉴스네트워크(FNN)가 보도했다. 지자체와 정부 간 줄다리기 때문에 기껏 긴급사태를 선언하고도 곧바로 효과를 보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긴급사태 선포 지역을 피해 지방으로 가는 ‘코로나 피난민’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한 살 자녀를 데리고 도쿄에서 나고야시(아이치현)의 친정에 간 30대 여성은 “도쿄에 환자가 늘고 있고 남편도 재택근무를 하지 않기 때문에 불안해서 이곳으로 왔다”고 8일 도카이(東海)테레비에 말했다. 나가노현의 한 지방 매체는 사설에서 “도시에서 지방으로 피난 오는 건 위험을 동반한다는 사실을 자각해달라”고 쓰기도 했다.
이날 도쿄도에서 144명이 확진되는 등 일본 전역에서 456명이 감염자로 확인돼 도쿄도, 전국 기준 하루 최다 확진 기록이 동시에 깨졌다. 일본 전체 코로나 환자는 크루즈선 감염자를 포함해 오후 11시 현재 누적 5626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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