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혹한 뉴욕…쌓이는 코로나19 시신, '묘지섬'에 집단 매장
뉴욕 하트섬 무연고자 묘지…긴 구덩이에 소나무관 수십개 나란히
"한번에 24구가량 주 5회 작업…죄수 동원하다 따로 인력 고용"
9일 뉴욕 하트섬에서 인부들이 구덩이에 코로나19 사망자의 관을 한꺼번에 매장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연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최다 사망자 기록이 바뀌는 미국 뉴욕에서 '묘지섬'에 시신을 집단 매장하는 참혹한 모습이 공개됐다.
9일(미국동부 현지시간) 뉴욕 브롱크스 동쪽 인근의 하트섬(Hart Island)에서 방호복을 입은 인부들이 긴 구덩이를 파고 소나무관 수십개를 2열로 나란히 쌓아 매장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무인기로 촬영한 사진에 담긴 소나무관 위에는 크게 휘갈겨 써놓은 망자의 이름까지 어렴풋이 볼 수 있다. 이름을 크게 써 놓은 건 나중에 유족 등이 이장을 원할 경우를 위해서다.
하트섬은 지난 150년간 뉴욕시 당국이 연고가 없거나 유족이 장례를 치를 형편이 안 되는 사망자의 시신을 매장하는 공립 묘지 역할을 했다.
코로나19가 창궐하기 전까지 뉴욕시는 인근 교도소 수감자를 저임금으로 동원해 매주 한차례 25구가량을 매장했다.
9일 뉴욕 하트섬에서 인부들이 구덩이에 코로나19 사망자의 관을 한꺼번에 매장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사망자가 쏟아지면서 하트섬 매장 규모가 폭증하며 일손이 크게 부족해졌다. 뉴욕시 최대 교도소에서 코로나19가 집단 발병한 것도 인력 조달을 어렵게 만들었다.
뉴욕시 당국은 이에 따라 하트섬에서 코로나19 시신 집단 매장지 조성 업무를 수행할 인부를 따로 고용했다.
하트섬의 매장 절차를 관리하는 뉴욕시 교정국의 제이슨 커스틴 대변인은 최근 들어 일주일에 닷새, 매일 24구가량을 안치한다고 로이터통신에 설명했다.
당국은 최근 대형 구덩이 2개를 새로 팠다.
9일 뉴욕시 무연고자 매장지 하트섬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뉴욕시는 코로나19 사태가 계속돼 영안실 공간이 부족해지면 하트섬에 시신을 가매장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뉴욕시 검시소 영안실은 800∼900구를 수용할 수 있으며, 임시 영안실로 활용하는 냉동트럭 40대가 총 4천구까지 감당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커스틴 대변인은 "그 지경까지는 가지 않기를 바란다"면서도 "그런 상황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큰 뉴욕주는 9일 오후 기준으로 약 16만명이 감염돼 전 세계 어느 나라보다 확진자가 많다.
이날 하루 뉴욕주의 코로나19 사망자는 799명으로, 사흘째 최다를 기록해 총사망자가 7천67명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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