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애 담임 실력좀 보자" 엄마들이 모니터 앞으로
코로나로 시행된 원격수업...
수업 공개에 교사들 긴장
학부모 "교사 실력 확인할 기회"
교사 "교육 활동의 자율성 침해 우려"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전국 초·중·고교에 원격 수업이 전면 도입되면서, 교실 수업이 인터넷을 통해 학교 밖으로 공개되고 있다. 교육계에서는 유·무선 인터넷으로 언제 어디서나 확인할 수 있게 된 학교 수업이 공교육에 상당한 변화를 줄 것으로 전망한다.
/일러스트 김하경
서울 강북의 한 초등학교는 10일 학부모들에게 ‘모든 수업을 과제 중심으로 진행하기로 했다’고 공지했다. 실시간 강의는 물론이고 교사들이 미리 녹화한 영상을 보여주는 수업도 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대신 온라인으로 개설한 학급에 교사들이 과제를 내면, 학생들이 공책에 문제를 풀고 사진으로 찍어 보내는 식으로 수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학교의 한 학부모는 “원격 수업도 정식 수업인데 너무 무성의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서울 양천구의 한 고교도 모든 수업을 EBS 프로그램 시청과 과제 중심 수업으로 진행한다. 이처럼 교사들이 실시간으로 강의하거나, 자기 강의를 미리 녹화한 영상으로 수업하는 것을 꺼리는 이유는 부모들에게 공개된다는 부담감 때문이다.
제주도의 한 중학교 교사는 “젊은 교사들도 자기 강의 영상이 공개되고 기록된다는 것에 상당한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이 학교 강의 영상은 교사 얼굴이 나오지 않도록 촬영됐다. 수업 자료와 교사의 손만 화면에 나오는 식이다. 경기도의 한 고교 교사는 “매일 공개 수업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내 수업이 언제 어떻게 도마 위에 오를지 모른다는 걱정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했다. 반면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수업 공개가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초4 자녀를 둔 김모(40)씨는 “EBS 프로그램을 때우려면 학교가 무슨 필요가 있느냐”며 “교사들도 적극적으로 수업을 공개하고 부모들의 평가도 받아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부산의 한 고교 교사는 “수업 등 교육 활동의 자율성이 침해될 우려가 있다”고 했다.
9일 서울 마포구 서울여자고등학교 내 3학년 교실에서 한 교사가 텅빈 교실에 앉아 노트북으로 온라인 수업을 하고 있다. /고운호 기자
일부 교사들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도입된 원격 수업이 강의 능력만 부각한다며 불만이다. 학생들 성품을 바르게 인도하고 학습 의욕을 북돋는 등 다각적인 교사 역할이 무시되고 수업 능력만 비교되는 것은 문제라는 것이다. 서울 강남의 한 고교 교사는 “학생과 다양하게 소통하면서 교육하는 것이 교사 역할인데 원격강의에서는 사교육과 강의 실력만 비교돼 의욕을 잃은 상황”이라고 했다. 광주의 한 중학교 교사는 “동료 교사들은 ‘우리가 아무리 노력해도 EBS만큼 못만든다’며 사실상 포기한 상태”라고 했다. 서울 구로구의 한 중학교 교사도 “EBS와 차별되는 강의 영상을 찍으려면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며 “원격 수업에서 강의만 놓고 보면 공교육이 사교육을 따라갈 수가 없다”고 했다. 상당수 교사가 실시간 강의와 녹화 강의를 포기하고, EBS 강의 시청으로 수업을 한다는 것이다. 이성호 중앙대 교수는 “정부가 갑작스럽게 결정한 원격 수업 체제로 어려운 상황이긴 하지만, 교사들이 수업 혁신을 포기하면 공교육은 붕괴 위기에 놓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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