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1위' 루마니아 바이올린 장인들, 중국산·후계자 문제로 고심
[서울신문 나우뉴스]
바실레 글리가루마니아에서 ‘바이올린의 도시’로 유명한 레긴의 한 공방에서 한 장인이 선반에 진열해둔 여러 바이올린 중 몇 점을 꺼내 자랑스럽게 바라본다. 그는 30여 년 전부터 명성을 쌓아온 세계적인 바이올린 제작자 바실레 글리가로, 그의 공방에는 1년에 단 몇 점의 악기만을 만들어내는 숙련된 장인들이 일하고 있다.
29세였던 1988년 아파트 골방에서 처음으로 바이올린 2점을 만들었다는 글리가는 1992년부터 본격적으로 공방을 운영했다. 지난해에는 바이올린부터 콘트라베이스까지 현악기 5만 점을 판매했다. 이중 루마니아 현지 고객에게 판매된 사례는 2%에 불과했다. 이는 글리가 공방의 바이올린이 예후디 메누인 등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들이 사용할 만큼 뛰어난 품질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글리가 공방의 한 장인.이에 대해 글리가는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성공 비결은 간단하다”면서 “영혼의 일부를 악기에 담아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럽연합(EU) 통계기구인 유로스타트(Eurostat)의 2018년 자료에 따르면, 루마니아가 EU 밖으로 수출한 바이올린은 EU에서 1위를 자랑한다. 하지만 이 업계의 많은 장인이 그렇듯, 글리가는 “난 멸종위기 동물과 같은 처지일지도 모르겠다”는 우려감을 드러냈다.
글리가 공방의 장인들은 각자 맡은 작업을 수행하는 모습.이는 루마니아의 유명한 현악기 장인들이 현재 두 가지 문제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첫째는 중국산 등 저가 제품과의 경쟁이고 그다음은 전통을 이어갈 견습공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버질 반딜라라는 이름의 한 장인이 운영하는 공방은 글리가의 공방과 반대로 규모는 작지만 현재 7명의 장인이 일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반딜라는 사실 레긴에는 거리마다 한두 명의 현악기 장인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그런데도 현재 반딜라의 가장 큰 우려는 자신의 비법을 전수할 후계자를 찾을 수 있을지 여부다. 그는 현재 일하고 있는 장인들에 대해 “우리 모두 1970년대생이지만, 우리 다음에는 아무도 없다”고 털어놨다. 이 문제는 최근 몇 년간 루마니아에서 4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찾아 서유럽 등으로 이주한 것에서도 영향을 받는 것이다.
글리가 역시 바이올린 제작은 힘든 과정임을 인정한다. 그는 “품질이 뛰어난 바이올린의 제작 기간은 1년에 걸쳐 300시간이 필요하다”면서 “재료로 쓰이는 나무는 5년간 건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글리가 공방에서 악기를 제작하는 장인의 모습.바이올린에 사용하는 목재는 최상의 품질을 요구한다. 레긴이 높게 평가되는 요인 중에는 주변 숲에 오래된 단풍나무가 많다는 점도 있다. 하지만 이들 목재에 관한 수요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악기를 수출하고 있는 중국의 바이올린 제조업체에서 상당하다. 현지 중개인에게 유럽산 목재를 사들여 이윤을 붙여팔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만드는 바이올린은 1점에 30유로(약 4만원) 안팎에 팔리지만, 루마니아의 바이올린은 이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판매한다. 글리가 바이올린의 가격은 초보자 모델의 경우 약 200달러(약 22만원), 전문가 모델은 몇백에서 몇천 달러(몇십만에서 몇백만 원)까지 천차만별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AFP 연합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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