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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으로 간 한국당 의원들, 그런데 '구호'가 이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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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글:김종술, 글:김병기]

금강과 영산강의 보 처리 방안에 대한 4대강사업 조사평가위원회의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오마이뉴스>는 긴급 기획 '삽질의 종말'을 마렸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4대강 사업을 소재로 한 최초 다큐멘터리 영화 <삽질>을 제작하고 있으며, 올 하반기에 개봉합니다. 오는 4월경에는 단행본 <4대강 부역자와 저항자들>(오마이북)이 출간될 예정입니다. <편집자말>

▲  준공 후부터 해마다 세굴이 발생하는 공주보에 H빔을 박고 시멘트를 붓는 보강공사를 하고 있다. 환경부 4대강사업 조사·평가 기획위원회에서 실시한 공도교 안전성 평가에서 C등급을 받았다.
ⓒ 김종술
'이명박 4대강'의 반격이 시작됐다. 지난 4일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자유한국당 지도부가 공주보, 세종보를 돌아보고 환경부를 방문해 4대강 보 사수를 위한 총력전을 펼쳤다. 이들이 가는 곳마다 기자들이 따라붙었고, '공주보 철거 반대' 단체 관계자들이 몰려들었다. 내년 총선 합동 유세를 방불케 했다. 
  
이들은 4대강 보 처리 방안을 정치적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고 했지만, '이념 정책' '적폐 논리'라는 정치 구호만 외쳤다. 회의장엔 공주보 부분 해체를 반대하는 일부 농민들만 초청했고, 검증되지 않는 '농업용수 부족' 등 일방적인 주장을 했다. 대부분 언론은 이들이 쏟아낸 말을 검증 없이 그대로 보도했다. 
  
이날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4대강 보 처리 문제를 과학적으로 결정하자고 강조했으나, 이들이 쏟아낸 말에는 과학적 데이터가 없었다. 이들은 이성적 처리를 주장했으나, 주민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표현이 난무했다. 어디까지가 진실일까? <오마이뉴스>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짠 정치 프레임을 '키워드'로 검증했다. 
  
[키워드 ①] 전광석화? 4대강 속도전에 비하면... 
   
▲  세종보를 찾은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 정진석, 정용기 의원
ⓒ 이경호
나경원 원내대표와 정진석 '4대강 보 파괴 저지 대책 특별위원장'을 비롯해 13명의 현역 국회의원이 공주에 왔다. 박승환 전 국회의원과 충남, 세종, 대전의 지역 위원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총출동했다. 첫 장소는 공주보 사무실이었다. 30여 평 규모의 2층 회의실에는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기자들, '공주보철거반대 투쟁위원회' 관계자들로 꽉 찼다.

정진석 위원장은 "물관리는 적어도 십 년 수십 년 관찰하고 축적된 자료 가지고 정책 결정해야 하고 국가 기간 시설에 대한 철거든 해체든 결정해야 한다"면서 "(4대강조사위가) 단 석 달 만에 전광석화같이 결정하는 것이 경이롭기까지 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4대강 사업은 어땠을까? 국제대형댐위원회(ICOLD)가 정의한 바에 따르면 16개 보는 '댐'이다. 이를 '보'라고 우긴 것은 복잡한 절차를 피하는 꼼수였다. 법을 고쳐 예비타당성 조사도 면제했다. 통상 1~2년 걸리는 환경영향평가를 3개월 만에 끝냈다. 선진국에서 댐 하나를 세우는 데 10여 년이 걸리는 데, 이명박 전 대통령은 16개 댐을 2년여 만에 세웠다. 전광석화와 같은 4대강 속도전 때 공사장에서 사망한 사람도 23명에 이른다.

현 정부는 2017년부터 4대강 보의 수문을 일시 개방해 모니터링을 해왔다. 4대강 조사위의 결론은 사실상 이보다 앞선 지난 7년 동안 축적된 수질 데이터 등을 종합한 결과물로 볼 수 있다. 일부 보의 해체를 제안하기까지 8년 이상이 걸린 셈이다.

4대강조사위는 금강-영산강의 5개 보 중 세종보와 죽산보만 완전 해체하는 안을 제시했다. 가장 큰 논란이 되는 공주보의 경우, 4대강조사위는 공도교 기능을 살린 부분 해체안을 제안했다. 2017년 6월부터 수위를 낮추면서 1년 넘게 모니터링을 해왔다. 수문개방 이후 모래톱이 드러나고 수질이 개선됐다. 그동안 농업용수에 대한 민원은 거의 없었다. 4대강조사위는 공주보를 부분 해체해도 농업용수 고갈 등의 문제점이 크게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최근 '공주보 철거반대 투쟁위원회'를 주도하는 우성면 농민들은 자유한국당과 함께 농업용수 부족을 주장하고 있지만, 이 지역에는 금강의 물을 사용하는 양수장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키워드 ②] 멀쩡한 보? 세금 먹는 흉물
  
정 위원장은 "금강의 주인은 충청도민"이라고 했다. 그는 또 "주인 허락도 없이 멀쩡한 보를 철거하겠다는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천억 원 넘게 들인 보를 수백억 원 들여 깨부수려 하고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4대강 보는 그동안 멀쩡했을까? 4대강에 세운 콘크리트 구조물은 강물의 흐름을 막는 '목에 걸린 가시'와 같은 존재였다. 매년 '녹조라떼'로 변한 강에 가까이 가면 숨쉬기조차 힘들었다. 물고기가 떼죽음 당했고, 물이 정체된 곳에 쌓인 펄에서 최악 수질 4급수 지표수인 실지렁이와 붉은 깔따구가 창궐했다. 멀쩡한 보가 아니라 흉물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정 위원장은 이날 "과학적으로 문제를 풀자"고 했지만, 그가 말한 숫자는 보를 세우는 데 '천억 원'과 허무는 데 '수백억 원'뿐이었다. 이 두 개의 숫자 사이에 생략된 숫자가 있다. 세종보와 공주보를 부분 해체했을 때 생기는 편익 비용이다. 이는 멀쩡한 가시를 그대로 두는 것보다 뺐을 때 생기는 이득을 돈으로 환산한 것으로, 뒤집어 이야기하면 빼지 않고 놔두었을 때 들어가는 세금이다. 4대강조사위는 이 숫자에 주목했다.
 
4대강 조사위에 따르면, 170억 원을 들인 세종보를 해체하는 데 114억 원의 돈이 든다. 하지만 4대강조사위에 따르면 이 돈을 투자하면 수질, 수생태계가 좋아진다. 세종보 수명을 향후 40년(2062년)으로 치면, 보를 해체해서 얻는 수질-수생태 편익 비용은 866억 원이다. 1176억 원을 들인 공주보 공도교를 살리고 부분 해체할 때 드는 비용은 70~80억 원, 편익 비용은 649억 원이다.
 
어떤 것이 더 국민 세금을 아낄 수 있는 방안일까? 정 위원장은 멀쩡한 보를 그대로 둔다면 해체에 사용하는 세금을 아낄 수 있는 것처럼 말했지만, 매년 보를 유지하는 데에도 돈이 든다. 준설한 골재판매 대금을 수입으로 잡아 이를 상쇄해도 2062년까지 공주보 572억 원, 세종보 83억 원, 백제보 619억 원의 유지관리비용을 세금으로 충당해야 한다.
 
정 위원장은 4대강조사위의 이 같은 평가를 오래전부터 4대강사업을 반대했던 위원들이 내렸기에 신뢰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재현 인제대학과 교수(4대강조사위원)는 다음과 같이 반박했다.

"4대강조사위원들은 환경부, 학회, 시민사회 등에서 추천한 인물들이다. 경제성 평가팀, 수질 수생태팀, 수리 수문팀 등 3개로 나뉘어서 평가를 했는데, 여기에는 4대강사 업 때 참여했던 수자원공사, 환경부, KEI 인사들도 있고, 박근혜 정부에 참여했던 인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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